11월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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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쓸고 지나간 자리, 아직도 부유하는 풍경

패션뉴스-한국 전문 정보

휩쓸고 지나간 자리, 아직도 부유하는 풍경

주말에 하릴없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재개발 중인 서울의 모처를 다룬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재개발이 끝난 옆 동네의 아파트 평균 시세는 어떻고, 그러므로 이 동네 역시 비슷한 시세로 오를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연예인들의 대화 중간중간 카메라는 텅 빈 집들과 골목, 그리고 곧 살 곳을 잃을 길고양이를 비추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이, 인생을 보듬었던 집이라는 공간이 폐허가 된 것만큼 스산한 광경이 또 있을까요. 내일에 대한 기대가 만들어낸 기묘한 폐허와 욕망이 깔린 비현실적인 숫자들 사이로, 얼마 전에 본 안경수 작가의 풍경화가 떠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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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하릴없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재개발 중인 서울의 모처를 다룬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재개발이 끝난 옆 동네의 아파트 평균 시세는 어떻고, 그러므로 이 동네 역시 비슷한 시세로 오를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연예인들의 대화 중간중간 카메라는 텅 빈 집들과 골목, 그리고 곧 살 곳을 잃을 길고양이를 비추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이, 인생을 보듬었던 집이라는 공간이 폐허가 된 것만큼 스산한 광경이 또 있을까요. 내일에 대한 기대가 만들어낸 기묘한 폐허와 욕망이 깔린 비현실적인 숫자들 사이로, 얼마 전에 본 안경수 작가의 풍경화가 떠올랐습니다. 작가가 ‘정성스럽게’ 그려낸 폐허에 맞닿은 장면들, 거대 도시, 혹은 평범한 일상 밖으로 밀려나버린 유령 같은 풍경, 아직도 내 안에서 부유하고 있는 시공간 말이지요. 안경수 개인전 ‘겹겹’ 모습. 아라리오뮤지엄에서 2026년 1월 18일까지 열리는 안경수의 개인전 <겹겹>은 ‘폐허의 풍경화’를 제시합니다. 주변부의 자리, 폐허가 된 장소들은 엄연히 존재하거나 존재했지만,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입니다. 이를테면 제주 함덕에 오랫동안 남아 있던 파산한 공사 현장 속 검은 구덩이는 실패와 절망의 상징이자, 언젠가는 메워야 하는 거대한 결핍입니다. 또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 당시 해일이 지나간 말레이시아 해변의 모습은 참혹할 만큼 특히 누군가에게는 하루빨리 잊고 싶은 풍경일 겁니다. 세상이 서둘러 잊고자 하는 아프거나 쓰린 풍경을 오래 보고 있으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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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묻고 싶어집니다. 지금은 과연 회복되었는지, 이제는 괜찮은지, 여전히 그대로인지. ‘거멍엉, Black Pool’, 2025, 260×400cm, Acrylic on canvas. ⓒ AN Gyunsgu ‘범람 Flood’, 2025, 65×53cm, Acrylic on canvas. ⓒ AN Gyunsgu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풍경에 이렇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작가의 고유한 작업 방식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직접 보거나 발견한 폐허에 대한 기억,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리서치로 얻어낸 다양한 이미지 등을 차곡차곡 캔버스 위에 겹쳐놓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시차, 재해와 일상의 간극을 부러 드러낼 의도는 없는 듯 보입니다. 이곳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얼마나 큰 절망이 도사렸는지, 이 담담한 그림에서는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그저 이질적이고 기묘한 느낌이 엄습하는데요. 그건 “현재의 풍경이란 바로 이 폐허 위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수긍했다는 뜻입니다. 좋은 풍경화란 보는 이로 하여금 기꺼이 그 풍경 사이를 걷도록 이끄는 그림이라 생각합니다.

정리

이는 캔버스가 얼마나 큰지, 붓질이 얼마나 입체적인지에 대한 얘기가 아닙니다. 작가의 가장 작은 작품 중 하나인 ‘강의동’은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내에 현존하는 옛 안기부 터의 강의동입니다. 이끼와 녹이 잔뜩 낀 오래된 건물을 바라볼 뿐인데, 왜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고, 거기에 밴 후회와 아쉬움이 상기되는 걸까요. 폐허 풍경이 목적하는 공간적 이미지는 시간적 감흥을 선사합니다. 작가가 쌓아 올린 겹겹의 사이를 걷다 보면 그가 보고 들은 현실과 그 이면에 투사된 비현실이 함께 직조한 또 다른 현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어쩌면 진짜 세계가 그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강의동 Lecture Building’, 2025, 25×25cm, Acrylic on canvas. ⓒ AN Gyunsgu ‘야자수 모뉴먼트 Palm Tree Monument’, 2024, 150×150cm, Acrylic on canvas. ⓒ AN Gyunsgu ‘겹겹 Layered’, 2025, 120×120cm, Acrylic on canvas. ⓒ AN Gyunsgu ‘수영장 Swimming Pool’, 2025, 38×46cm, Acrylic on canvas. ⓒ AN Gyunsgu ‘수영장 Swimming Pool’, 2025, 38×46cm, Acrylic on canvas. ⓒ AN Gyunsgu 관련기사 아트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2025.11.24by 하솔휘 아트 주인공 자리를 내어주고 가장자리를 보듬는, ‘올해의 작가상 2025’ 2025.11.14by 하솔휘 아트 이런 추상 저런 추상, 본질을 이야기하는 전시 3 2025.11.14by 김성화 아트 한국 미술품 경매의 역사를 새로 쓴 김환기의 전면점화 2025.11.19by 오기쁨 아트 1년에 100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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