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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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이 색채로 영원과 영혼을 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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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이 색채로 영원과 영혼을 말할 때

색채로 영혼을 두드리는 보석. 1970년 3월호 미국 ‘보그’에 실린 베루슈카 본 렌도르프(Veruschka von Lehndorff). ‘원 오브 어 카인드 소투아르’가 그녀의 머리를 화려하게 감쌌다. 침침하던 세상이 4K로 바뀌는 순간이 있다. 도달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잘 빚어놓은 피조물을 조우했을 때다. 도쿄 국립 신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불가리 칼레이도스: 색, 문화, 그리고 공예(불가리 칼레이도스)>에서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힘”이라 했던 칸딘스키의 말이 떠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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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로 영혼을 두드리는 보석. 1970년 3월호 미국 ‘보그’에 실린 베루슈카 본 렌도르프(Veruschka von Lehndorff). ‘원 오브 어 카인드 소투아르’가 그녀의 머리를 화려하게 감쌌다. 침침하던 세상이 4K로 바뀌는 순간이 있다. 도달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잘 빚어놓은 피조물을 조우했을 때다. 도쿄 국립 신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불가리 칼레이도스: 색, 문화, 그리고 공예(불가리 칼레이도스)>에서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힘”이라 했던 칸딘스키의 말이 떠오른 것도 그 때문이다. 마음이 어두울 땐 제아무리 빛나는 것도 흑백영화가 된다는 평소의 믿음은 몹시도 얄팍했다. 전나무 숲이 떠오르는 에메랄드, 황금빛 석양과도 같은 시트린, 석류보다 더 붉은 루비와 블루 홀만큼 푸른 사파이어의 품 안에서 고고한 빛이 어떤 어둠도 몰아낼 수 있으리라는 묘한 확신마저 들었으니까. 그렇다고 불가리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해피 엔딩처럼 단순한 건 아니다. 깊은 사랑, 경의, 행복, 침묵 등 깊고 얕은 곳에서 어둡고 밝은 곳까지 담아내며 색면 화가의 그림처럼 감정을 고조시킨다. 종국에는 이것을 회화라 부를까, 아니면 조각이라 해야 할까 의문에 직면한다. 이에 불가리 CEO 장 크리스토프 바뱅(Jean-Christophe Babin)은 명쾌한 답을 낸다. “불가리는 언제나 색채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시간을 초월하는 힘을 지닌다고 믿어왔습니다.” 일본어와 영어가 잔뜩 적힌 전시 설명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던 이유. 바라만 봐도 이해가 되는 예술 언어, 즉 색채면 충분하다는 얘기였다. 불가리 헤리티지 큐레이터 디렉터 지슬랭 오크르만(Gislain Aucremanne)은 이번 전시를 불가리에 필연이라 덧붙인다. “140여 년 동안 불가리는 색을 시그니처 삼아 대담한 미학을 구축했습니다. 색을 주제로 한 전시 기획은 불가리 세계관에서 너무 자연스럽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죠. 투철한 장인 정신과 젬스톤에 대한 뛰어난 안목을 바탕으로 각각의 스톤을 화가의 붓놀림처럼 표현하고 빛과 감정, 로마 정신을 찬란히 담아냅니다. 불가리는 진정한 ‘컬러 예술가’예요.” 이는 곧 전시가 색채를 이야기하는 문화적 선언임을 표명한 것이다. 그리고 불가리가 자신감 있게 내세운 언어는 확실히 통했다. 9월 17일에 개막한 <불가리 칼레이도스>를 한 달이 지난 10월 14일에야 관람했다. 높아진 인기에 힘입어 어렵게 얻은 기회였다. 전시는 관람 전에 대기 줄이 생길 만큼 성황이었다. 불가리가 일본에서 선보인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로, 350여 점에 이르는 마스터피스를 한자리에 모은 만큼 열기 또한 뜨거웠다. 파도 한 귀퉁이를 떼어놓은 듯 일렁이는 유리 외벽의 미술관에 도착하면, 자두알만 한 에메랄드 목걸이가 담긴 전시 포스터가 실물을 마주할 거란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그리고 전시실 입성과 동시에 기대는 흥분으로 바뀐다. 21세기 일본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 사무소 ‘사나(SANAA)’가 전시실을 그야말로 빛으로 가득한 젖과 꿀의 땅으로 바꿔놓았다.

상세 분석

사나의 특기인 유려한 곡선으로 만든 알루미늄과 아크릴 벽의 모양은 은행잎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 전시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단풍 길을 걸으며 불가리의 색채 여정을 즐기라는 의미로 읽힌다. 물론, 도쿄의 상징이 은행나무인 까닭이 먼저였겠지만 말이다. “빛, 색, 반사로 이루어진 공간을 조성하고자 했다”는 사나의 설명처럼 공간을 부유하는 빛도 인상적이다. 작품의 색감과 전시 주제에 맞춰 설치한 조명이 눈앞에 필터를 덧씌운 듯 꿈결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기에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Formafantasma)가 구현한 투명함은 관람객이 주얼리 주위를 빙그르르 돌며 관람하도록 이끈다.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형상을 뜻하는 전시명 ‘칼레이도스(Kaleidos)’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빛은 360도로 작품을 통과해 굴절되고 산란하며 끊임없이 색과 형태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착용자의 관점도 상상해볼 수 있다. 전시는 세 챕터로 전개된다. 첫 번째 ‘색채의 과학(The Science of Colors)’은 인간의 눈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삼원색을 빨강·노랑·파랑 젬스톤으로 재구성했다. 학창 시절 익숙하게 들어온 단어지만 왠지 신선하게 느껴진다. 금과 사파이어, 루비로 색채 효과를 경험하는 이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18세기 공주들이 유색 보석으로 공기놀이를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은은한 오렌지색 컬러 스펙트럼이 펼쳐지는 시트린 브레이슬릿이 석양빛처럼 따뜻함을 발산한다. 반대로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네크리스는 인어의 눈물을 머금은 듯한 타원형 사파이어가 차분하면서 응축된 에너지를 내뿜는다. 한편 루비와 다이아몬드가 카보숑 컷 사파이어를 차례로 감싼 1954년 작 뱅글은 불가리의 대담함 그 자체다. 붉은색과 푸른색을 한 앵글에 넣는 극적인 연출에 ‘역시 색채의 마술사’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스톤의 크기, 커팅 기법, 색채의 농도와 배합까지 철저히 계산된 아름다움이 황홀하다. 두 번째 챕터 ‘색채의 상징성(Color Symbolism)’에서는 과학을 넘어 감정 언어로서 색채가 쌓아온 문화적 맥락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초록빛을 띠는 스톤 중 에메랄드만 귀석으로 여긴 서양과 달리 타 문화권에서는 페리도트나 옥 또한 매우 귀하게 여겼다. 일찍이 이런 문화적·시대적 차이를 인지한 불가리는 그 틀을 깨고 애미시스트, 터키석, 옥 등을 과감하게 사용해 만든 현대적 주얼리를 펼쳐 보인다. 색채를 향한 불가리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전시의 정점을 찍은 건 전설의 네크리스 ‘세븐 원더스(Seven Wonders)’다. 다이아몬드로 둘러싼 에메랄드 7개가 뿜어내는 위용은 세상에 선보인 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보는 이를 압도한다. 에메랄드가 왜 영원한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뜻하는지 고스란히 압축돼 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감정을 색으로 풀어낸 점도 흥미로웠다.

정리

동굴벽화에 사용된 ‘흰색, 검은색, 빨간색’, 즉 고대 삼원색의 상징성을 설명하기 위해 불가리의 아이콘 ‘세르펜티’ 컬렉션을 함께 전시했다. 풀숲이 연상되는 거대한 원형 쇼케이스에 색색의 세르펜티 브레이슬릿이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제일 마음에 드는 세르펜티를 골라보세요.” 불가리 유희주 PR 매니저의 권유에 동행한 기자들은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님에도) 허리를 굽혀가며 각 뱀의 컬러를 살피기 시작했다. 뱀 비늘을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각 색이 지닌 에너지를 담은 아름다운 부적으로 재해석했다. 흰색은 시작과 탄생, 검정은 재생, 빨강은 넘치는 열정과 생명력 등 옛날 사람들의 바람을 그대로 품고 있다. 여기에 고대 로마 시대에 뱀이 뜻하는 재생과 치유, 풍요의 의미까지 더해져 상징성과 메시지가 도드라진다. 전시를 “색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만나는 여정”이라고 한 도쿄 국립 신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미야지마 아야코의 표현이 정확하다. 컬러 예술을 곱씹는 길에 ‘빛’이 빠질 수 없다. 마지막 ‘빛의 힘(The Power of Light)’ 섹션에서는 색의 인식에 작용하는 빛의 역할에 주목한다. 전시장 내부는 클라이맥스를 향할수록 점점 어두워진다. 밤이 되어야 별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까닭이다. 짙은 어둠 속에서 히어로 피스 ‘원 오브 어 카인드 소투아르(One-of-a-kind Sautoir)’가 형형한 빛을 뿜으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127.35캐럿의 에메랄드를 중심으로 손가락 굵기의 옐로 골드 체인에 애미시스트, 터키석, 시트린, 루비, 에메랄드, 다이아몬드가 저마다 빛을 발하는 모습은 불가리가 안내한 색채 탐험의 방점 같았다. 과감하지 않고는 선택할 수 없는 극도의 다채로움, 브레이슬릿으로 변형 가능한 자유로운 배열, 빛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역동성까지··· 장인 정신으로 완성된 이 극한의 주얼리는 회화나 조각조차 흉내 낼 수 없는, 자연과의 완벽한 협업을 보는 듯했다. <불가리 칼레이도스> 전시에는 주얼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라라 파바레토, 모리 마리코, 나카야마 아키코 등 세 여성 작가의 작품이 각 챕터 말미에 배치되었다. 거대한 무지개 컬러 브러시가 회전하는 라라 파바레토의 설치 작품 앞은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북적이고, 일본 역사책에 등장하는 신화 속 섬을 반투명 돌로 구현한 모리 마리코는 작품을 색의 프리즘이자 상징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놓았다. 마지막 나카야마 아키코의 설치 작품 ‘에코(Echo)’는 소리의 진동에 반응하는 컬러 물방울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데, 살아 있는 회화를 마주한 느낌이다. 전시에 리듬감을 불어넣는 일종의 환기 장치이자, 다양한 협업을 통해 색의 예술적 대화를 확장시키겠다는 불가리의 의지이기도 하다. “불가리에서는 박물관 컬렉션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불가리 부회장 라우라 루치아나 부르데세(Laura Luciana Burdese)가 미국 <보그> 인터뷰에서 시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우리에게 이것은 살아 있는 유산(Living Heritage)입니다. 오늘의 우리이자 내일의 우리가 될 것입니다.” 140여 년간 이어온 색채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영혼을 환상적으로 물들일 것이다. 전시가 증명했다. 색채는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강력한 언어라는 것을. VK 이탈리아 예술가 라라 파바레토의 ‘레벨 파이브(Level Five)’. 회전하는 거대한 컬러 브러시 14개가 일으키는 바람이 색채 미학을 공감각적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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