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왜 그걸 만드나요?”에서 시작된 공익데이터 혁명, 홍윤희 무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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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분산된 접근성 정보, 민간이 통합 플랫폼 구축 수도권 지하철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6~7개다. 국영과 시영, 민영으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통합 환승지도는 어디에도 없었다.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위치 정보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져 있었고, 장애접근성 정보는 따로 문의해야 알 수 있었다. 휠체어석을 다른 용도로 써도 법적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70년 서울 지하철 역사상 장애인을 고려한 표지판조차 없었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이 직접 나서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만들기 시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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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분산된 접근성 정보, 민간이 통합 플랫폼 구축 수도권 지하철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6~7개다. 국영과 시영, 민영으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통합 환승지도는 어디에도 없었다.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위치 정보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져 있었고, 장애접근성 정보는 따로 문의해야 알 수 있었다. 휠체어석을 다른 용도로 써도 법적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70년 서울 지하철 역사상 장애인을 고려한 표지판조차 없었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이 직접 나서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만들기 시작한 건 2015년이다. 누군가 물었다. “애 엄마가 왜 그걸 만들고 있죠?” 그 질문이 핵심을 찔렀다. 본래 국가나 지하철 운영 사업자가 만들어야 할 데이터를, 휠체어 타는 딸을 둔 한 엄마가 만들고 있었다. “그 지적이 맞다. 제가 만들 필요가 없어야 한다”고 홍윤희 이사장은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하철 운영 주체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다 보니, 역설적으로 그 누구도 휠체어 환승지도를 만들지 않고 있었다. 그는 IT 기업에서 20년 이상 일한 경력을 살려 이 문제를 데이터 인프라 관점에서 접근했다. 옥션에서 장애용품몰 ‘케어플러스’를 제안·운영하며 보조금 지원 체계와의 연계를 고민했고, IT 기업 PR 업무를 하면서 ‘좋은 데이터의 요건’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지 정의가 어려울 때 일단 모아놓고 가야 할지, 처음부터 잘 모아야 할지 고민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장애접근성 데이터에는 아직 표준이 없다. 하지만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이런 데이터가 왜 필요한지’ 인식이 증진되고, 궁극적으로는 그 데이터를 모을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가 됐다. 지하철교통약자 환승지도를 만들 때 은퇴한 시니어들과 청년 디자이너가 한 팀이 돼 휠체어를 직접 타고 다녔다. 나중에 시니어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왜 휠체어에 양보해야 하는지 알겠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무의의 목표다. 홍윤희 이사장은 데이터 개방 계획을 갖고 있다. “당연히 데이터는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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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데이터 개방이 이뤄지려면 누군가 그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진짜 혁신은 민간에서 필요에 의해 만드는 공익 데이터를 주목하고 육성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프랑스에는 공익데이터법이 있다. 민간에서 만드는 데이터지만 공익성이 크다면 국가가 재정을 지원해 제작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홍윤희 이사장은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도 공익데이터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는 국가AI위원회 사회분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공익데이터와 공익 AI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교통약자 환승지도는 조만간 웹앱으로 출시된다. 해외 여행객도 문의할 만큼 수요가 높다. 출발역과 도착역을 입력하면 휠체어 환승 경로를 알려준다. 휠체어 환승 경로는 개찰구를 통과하거나, 심지어 역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하철 맵은 대부분 GPS가 터지지 않아서 환승 경로를 자세히 안내해야 한다. “환승 경로를 미리 살펴보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기업 협업도 활발하다. LG전자의 ‘볼드무브’는 장애 당사자들이 LG전자 제품에 기능을 제안하는 동시에 가전제품 사용을 통한 ‘나다움 찾기’를 했던 커뮤니티다. “휠체어를 타는 내 딸은 한 번도 스스로 세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홍윤희 이사장은 말했다. 세탁실에 휠체어로 들어가기 어렵고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기도 어렵다. 가전제품을 장애 당사자가 쓰기 편하게 만드는 것은 그 사람에게 새로운 세계를 여는 일이기도 하다. YG엔터, SM엔터와는 장애인 팬을 위한 공연 접근성 가이드를 만들었다. 영미권, 유럽, 호주, 일본 등은 한국보다 공연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한국은 휠체어석을 대관한 곳에서 다른 용도로 써도 법적 제재가 없다. “공연을 운영하는 여러 주체들이 장애접근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금의 접근성 가이드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2024년 11월 시작한 ‘모모탐사대’ 프로젝트는 학생과 교사가 참여하는 크라우드소싱 데이터 수집 모델이다. 현재는 구글 폼으로 시작했지만, 여러 대학과 경진대회에서 리서치를 돕기 위한 툴을 개발 중이다. 홍윤희 이사장은 “장애학생이나 부모가 학교에 일일이 접근성을 물어보지 않아도 되도록 교육청부터 학교까지, 학교에서 실사용자까지 정보 체계를 다시 세우고 제대로 공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2025년 ‘모두의 지하철’ 안내판은 70년 서울 지하철 역사상 최초로 장애인을 고려한 표지 디자인이다. 10년 동안 지하철 현장을 바꾸기 위한 공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끊임없이 이야기했지만 쉽게 되지 않았다.
정리
필요성은 알지만 여러 이유로 우선순위가 밀렸다. 홍윤희 이사장은 “스토리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휠체어를 타는 딸이 빙 돌아서 가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스토리가 설득력을 가졌다. 민관협력도 주요 전략이다. 현대로템의 후원과 서울시-서울교통공사의 민관협력을 통해 ‘모두의 지하철’ 교통약자 안내표지 체계를 만들고 있다. “공적인 현장에서 임팩트를 만들 때 민간의 사회공헌 기금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2024년 무의는 사단법인 NGO로 전환했다. 홍윤희 이사장은 “공익데이터를 모으는 활동이 어차피 공익 활동이라 수익을 남길 생각도 이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 NGO 운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의의 목표는 무의 조직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접근성을 알아서 잘 지키게 될 때 ‘일몰’하듯 사업을 끝내는 것이다. 홍윤희 이사장은 런던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본 접근성 지도를 언급했다. 정문 바로 옆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엘리베이터나 경사로 위치뿐 아니라 안내견용 화장실 위치, 길 경사도, 휠체어 접근 가능 우회도로 등이 표시된 지도가 있었다. “보통 장애인 접근성 정보는 한국에서는 공공기관 홈페이지에도 게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따로 문의해야 알려준다”고 그는 말했다. 무의가 성공적으로 활동해 장애접근성이 장애 당사자가 요구할 때만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일상이 되길 바란다. 한국은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선 초고령화 사회가 됐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초고령화 시대 공간과 경험을 기획하는 중요한 원칙이기도 하다. “애 엄마가 왜 그걸 만드나요?”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공익데이터 혁명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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