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 2025
장기용과 안은진의 키스라면 괜한 게 아니다, ‘키스는 괜히 해서!’ 완벽가이드 소개 핵심 특징 상세 정보 자주 묻는 질문 장기용과 안은진의 키스라면 괜한 게 아니다...

장기용과 안은진의 키스라면 괜한 게 아니다, ‘키스는 괜히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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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용과 안은진의 키스라면 괜한 게 아니다, ‘키스는 괜히 해서!’

이 드라마는 제목부터 로맨틱 코미디 클리셰의 한 줄 요약이다. 그리 긴밀하지 않은 이성이 연애의 예고편 같은 시간을 먼저 보낸 후 좌충우돌하다가 끝내 결합한다는 게 이야기의 골자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우주메리미>(SBS)에서도 활용한 패턴이다. 과연 이 드라마는 신선함이나 극적 리얼리티나 정치적 올바름 같은 거추장스러운 야심을 내려놓고 배우의 매력을 동력 삼아 ‘K-로코 유니버스’라는 평행 세계의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한다. SBS ‘키스는 괜히 해서!’ 스틸 컷 주인공 고다림(안은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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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제목부터 로맨틱 코미디 클리셰의 한 줄 요약이다. 그리 긴밀하지 않은 이성이 연애의 예고편 같은 시간을 먼저 보낸 후 좌충우돌하다가 끝내 결합한다는 게 이야기의 골자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우주메리미>(SBS)에서도 활용한 패턴이다. 과연 이 드라마는 신선함이나 극적 리얼리티나 정치적 올바름 같은 거추장스러운 야심을 내려놓고 배우의 매력을 동력 삼아 ‘K-로코 유니버스’라는 평행 세계의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한다. SBS ‘키스는 괜히 해서!’ 스틸 컷 주인공 고다림(안은진)은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하고 5년 동안 공시 준비를 하다가 한계에 부딪힌 서른 살 여성이다. 요즘 세상에 그리 드문 사례는 아닌데, 야박한 동생 고다정(김수아)은 장래 시댁에 알리기 부끄럽다며 자기 결혼식날 다림을 제주도로 유배 보낸다. 여행 중 다림은 자신을 “데친 시금치 같다”고 모욕하며 이별을 통보했던 구남친을 마주친다. 구남친은 잘나가는 AI 개발자가 되어 있다. 한편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재벌집 아들 공지혁(장기용)은 그 AI 개발자를 포섭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 구남친에게 초라하게 보이기 싫어서 애인과 여행 왔다고 거짓말을 해버린 다림, AI 개발자와 연을 트고 싶은 지혁의 요구가 맞아떨어져서 둘은 연인 행세를 하게 된다. 그러다 거짓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다림이 지혁에게 키스를 한다. 연애 불신론자였던 지혁은 키스 후 다림과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연애 예고편은 다림의 동생이 엄마의 전 재산에다 사채까지 끌어들여 코인에 투자했다가 실패하고, 엄마가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서둘러 막을 내린다. 다림은 지혁에게 말도 없이 병원으로 달려간다. 이후 지혁은 투자사를 접고 아버지 소유의 육아용품 회사에 들어간다. 다림은 공시를 포기하고 임출육 경력자로 위장해 지혁의 팀에 입사한다. 지혁은 애타게 찾아 헤맨 ‘다이너마이트 키스’의 상대가 기혼자에다 애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받지만, 다림의 곤궁한 처지에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한편 지혁의 정략결혼 예정자 유하영(우다비)과 다림의 절친이자 위장결혼 상대 김선우(김무준) 사이에도 로맨스가 싹튼다

상세 분석

. SBS ‘키스는 괜히 해서!’ 스틸 컷. SBS ‘키스는 괜히 해서!’ 스틸 컷. 초반 제주 장면부터 드라마에는 뻔뻔하고 유치한 클리셰가 난무한다. 지혁은 다림을 파티에 데려가기 위해 고급 의상실에 함께 가 비싼 드레스를 사 입히고 메이크업을 받게 한다. 여주인공의 새로운 모습에 남주인공의 입이 떡 벌어진다. 지혁을 유능한 사업가로 묘사하기 위해 동원된 장치 역시 디테일이라곤 없이 허장성세로 가득하다. 이쯤에서 성인 여성 관객이라면 자기 지성에 대한 죄책감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걸 느낄 테다. 그럴 때 공지혁이 고다림의 손을 잡고 씩 웃는데, 그 그림이 예쁘고 설레어서 집었던 리모콘을 내려놓고 같이 웃게 된다. <키스는 괜히 해서!>는 내내 이런 식이다.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계속 불필요하고 자잘한 거짓말을 한다. 고다정은 시댁에 언니의 신분을 속이고, 다림의 엄마는 자기 돈으로 다정에게 밥통을 사주면서 다림의 부조인 척하고, 지혁과 다림은 연인인 척하다 사랑이 싹트고, 다림은 위장취업을 해놓고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선우와 부부인 척한다. 사서 일을 만드는 피곤한 부류다. 지혁과 다림의 연애 주무대는 회사지만, 이 드라마의 직장 생활 묘사는 허황되기 짝이 없다. 팀장조차 방치하는 경단녀 TF팀이 밤새 뭔 기획안을 쓴다는 건지, 그들이 광고안 경쟁 PT에 참여한다는데 내용이 뭔지, 시청자들은 알 수가 없다. 그저 그들이 으쌰으쌰 힘을 낸다, 불철주야 열심히 일한다, 좋은 성과를 낸다는 두루뭉술한 이미지만 나열된다. 윤리적으로도 불편한 구석이 많다. 위장취업은 다림 본인도 잘못임을 알고 있으니 그렇다 쳐도, 초반 공지혁과 구남친이 기싸움을 하는 파티 장면은 남자들의 사업 무대에 예쁜 옷 입고 액세서리로 따라가는 게 여자의 역할처럼 그려져 시대상과 어울리지 않는다.

정리

공지혁과 유하영, 고다림과 김선우의 사각관계는 재벌집 로맨티스트들의 낭만 충족 박람회 같다. 주인공은 신분 상승 결혼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데 돈 많고 매력 넘치는 이성이 그에게 푹 빠져서 꽃가마를 태워준다는 현대판 신데렐라 드라마의 뻔한 재탕이다. SBS '키스는 괜히 해서!' 스틸 컷. SBS '키스는 괜히 해서!' 스틸 컷. SBS ‘키스는 괜히 해서!’ 스틸 컷. 공지혁은 다림을 희롱하는 구남친에게 주먹을 날리는 걸 시작으로 사채업자들로부터도 번번이 다림을 구해낸다. 구직의 절실함을 증명해보라며 서류를 수영장에 던져 다림이 물에 뛰어들게 만들기도 한다. 남녀 주인공의 관계를 ‘보호자-피보호자’ 구도로 설정한 올드함, 남성의 폭력성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안일한 묘사가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이성이 작동할라치면 장기용이 웃통을 벗은 채 수영을 하고, 장기용과 안은진이 키스를 하고, 장기용이 공주님 안기로 안은진을 악당들에게서 빼 오는 등의 이벤트가 벌어진다. 공지혁과 고다림이 아니라 장기용과 안은진이라 쓴 건, 그 배우들 자체의 매력과 어울림이 이 장면들의 매혹을 결정짓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 매혹이 저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한가 하면, 약간의 죄책감과 함께 ‘그렇다’고 답해야겠다. 하기야 이성은 사랑 앞에 부질없다. 로코도 그러하다. 뻔한 입맞춤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이 드라마의 제작진은 ‘무엇’이 아니라 ‘누구’가 로코의 승부처라는 걸 확실히 알고, 스토리텔링을 위해 흘려보낼 장면과 시청자가 감성적으로 이입할 장면의 강약을 얄밉도록 경제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이번 시즌 로코 팬들의 길티 플레저가 여기 있다. 관련기사 엔터테인먼트 작품이 끝나면 제목이 달리 보인다 ‘당신이 죽였다’ 2025.11.20by 이숙명 엔터테인먼트 팜므파탈의 탄생, ‘친애하는 X’ 2025.11.14by 이숙명 엔터테인먼트 열심히 살았는데 왜 공허할까? 2025.11.04by 이숙명 엔터테인먼트 ‘세계의 주인’, 세계의 관성을 넘어 스스로 속도를 정하는 소녀 2025.10.31by 강병진 엔터테인먼트 ‘국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은 과연 아름답기만 할까 2025.11.26by 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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