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 2025
완벽한 아기를 향한 경쟁, 인간 윤리가 시험대에 오르다 완벽가이드 소개 핵심 특징 상세 정보 자주 묻는 질문 완벽한 아기를 향한 경쟁, 인간 윤리가 시험대에 오르다...

완벽한 아기를 향한 경쟁, 인간 윤리가 시험대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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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기를 향한 경쟁, 인간 윤리가 시험대에 오르다

현미경으로 인간의 배반포(胚盤胞)를 관찰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반투명한 덩어리는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지 약 5일 후에 형성되는 생물학적 표본이다. 카리브해의 백사장에서 주운 모래 한 알 크기에 불과한 이 작은 세포 덩어리에는 미래의 생명체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응축되어 있다. 46개의 염색체, 수천 개의 유전자, 약 60억 개의 DNA 염기쌍이 담긴 이 배아 조직은 세상에 하나뿐인 인간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라 할 수 있다. 이어서 레이저 펄스로 배반포의 가장 바깥층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그 틈으로 초소형 관 모양의 도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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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인간의 배반포(胚盤胞)를 관찰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반투명한 덩어리는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지 약 5일 후에 형성되는 생물학적 표본이다. 카리브해의 백사장에서 주운 모래 한 알 크기에 불과한 이 작은 세포 덩어리에는 미래의 생명체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응축되어 있다. 46개의 염색체, 수천 개의 유전자, 약 60억 개의 DNA 염기쌍이 담긴 이 배아 조직은 세상에 하나뿐인 인간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라 할 수 있다. 이어서 레이저 펄스로 배반포의 가장 바깥층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그 틈으로 초소형 관 모양의 도구인 피펫으로 몇 개의 세포를 빨아들이는 장면을 상상하자.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제 이 설계도 전체를 사실상 모두 읽어낼 수 있는 순간이 열린 것이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 과학 분야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은 분석 결과를 활용해 해당 배아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를 예측하고자 한다. 일부 부모는 가족력이 있는 유전 질환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이 검사를 선택한다. 반면, 그보다 수는 훨씬 더 적지만 자녀들이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거나 매력적인 외모와 성격을 지니게 되기를 기대하며 지능·외모·성격을 최적화하고자 수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하는 부모도 있다. 이 기술의 가장 열성적인 초기 지지자들 중에는 실리콘밸리의 엘리트들도 포함되어 있다. 일론 머스크, 페이팔 및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 그리고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같은 기술 부호들이 그들이다. 배아 선택은 맞춤형 아기를 제작하는 공장이라기보다는 여러 모델 중에서 미래의 자녀를 고르는 상점에 더 가깝다. 각 배아에는 잠재적 성향을 보여주는 일종의 능력치 카드가 붙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확대되고 있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실제로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얻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유전학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이 검사에 잠재적인 한계가 있음을 지적해왔다. 2021년 유럽인간유전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Genetics) 소속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배아 검사의 진단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 연구는 아직 수행된 바 없다. 환자들에게 이러한 검사의 한계에 대해 충분히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5월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된 또 다른 논문 역시 이러한 우려에 동의하며, 특히 정신질환이나 비질병성 형질에 대한 선별 검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해당 논문은 “안타깝게도 이 예측 검사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임상 연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환자 스스로 이 검사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검사의 저변에는 ‘한 사람의 성장 과정은 사회적 특권이나 환경이 아니라 태생적인 생물학에 의해 결정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관련 기업들이 정치적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SELMAN DESIGN 이처럼 한정된 영역에서 사용되던 유전자 검사 기술이 점차 주류로 확산되면서 과학자와 윤리학자들은 사회적 계약, 미래 세대, 그리고 인간다움의 의미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급 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는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1990년대부터 체외수정을 진행하는 부모들은 어떤 배아를 이식할지 결정하기 전에 여러 종류의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PGT-M은 낭포성 섬유증, 겸상 적혈구 빈혈, 헌팅턴병과 같은 단일 유전자 질환을 탐지할 수 있다. PGT-A는 배아의 성별을 확인하고, 다운증후군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거나 자궁 내 착상 성공률을 낮출 수 있는 염색체 이상을 식별할 수 있다. PGT-SR은 염색체의 일부가 중복되거나 결실된 배아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검사들은 모두 비교적 명확하고 탐지하기 쉬운 유전적 이상을 판별하지만, 배아 속 유전 정보는 대부분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한 암호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처럼 복합적인 다유전자성 질환(혹은 일부 주장에 따르면 다유전자성 형질)을 분석하는 착상 전 유전자 검사인 PGT-P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검사의 목표는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유전적 변이의 정교한 상호작용을 분석해 특정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2020년 PGT-P를 통해 선택된 아기가 최초로 태어났다.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이 기술의 도움으로 태어난 아이는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배아 선택은 맞춤형 아기를 제작하는 공장이라기보다는 여러 모델 중에서 미래의 자녀를 고르는 상점에 더 가깝다. 각 배아에는 잠재적 성향을 보여주는 일종의 능력치 카드가 붙어 있는 셈이다. 몇몇 스타트업은 수천만 달러 규모의 실리콘밸리 자금을 바탕으로, 이러한 능력치를 수치화하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수많은 유전 변이를 분석해 다양한 복합 형질이 나타날 확률을 보여주는 ‘다유전자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를 산출한다. 지난 5년 동안 이 틈새 시장은 주로 지노믹 프리딕션(Genomic Prediction)과 오키드(Orchid)라는 두 회사가 주도해 왔으며, 이들은 질병 예방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뉴클리어스 지노믹스(Nucleus Genomics)와 헤라사이트(Herasight)라는 경쟁사들이 추가로 등장해 기존 기업들의 조심스러운 접근과는 달리 지능 유전자 검사라는 논쟁적인 영역까지 진출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클리어스는 지능 외에도 다양한 행동 특성 및 외모 관련 형질에 대한 검사를 함께 제공한다. 그러나 다유전자 위험 점수는 실질적으로 여러 한계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여전히 다유전자 형질과 질환을 유발하는 여러 유전자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또한 이 점수의 기반이 되는 바이오뱅크 데이터 세트는 대부분 서유럽계 인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인종적 배경이 다른 환자들에게는 신뢰도 높은 점수를 산출하기 어렵다. 환경, 생활 방식 등 사람의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다유전자 위험 점수는 대규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일정한 경향을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지만, 유전적 구성이 거의 동일한 소수의 배아 집단에 적용할 경우에는 그 예측력이 크게 떨어진다. 미국인간유전학회(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 미국의학유전학 및 유전체학회(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등 의료계에서는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활용한 배아 선택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학유전학 및 유전체학회는 2024년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이 기술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기술의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넘어 더 근본적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기술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선택적 번식을 통해 인류를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 ‘우생학(eugenics)’이라는 위험한 이데올로기를 부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기술이 질병과 무관한 형질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장담한 인사 중 일부는 선천적인 유전적 위계질서나 인종 간 본질적 차이에 관해 충격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점이 하나 있다면 이 새로운 기술이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선천성(nature) 대 후천성(nurture)’ 논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생학’이란 용어는 1883년 영국의 인류학자이자 통계학자인 프랜시스 골턴 경(Sir Francis Galton)이 처음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사촌인 찰스 다윈의 연구에서 일부 영감을 받았으며, ‘우수한 혈통을 지닌, 유전적으로 고귀한 자질을 타고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이 용어를 차용했다. 하지만 골턴의 유산은 홀로코스트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미국 내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시행된 강제 불임 정책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순간들과 얽혀 있다. 현대 과학은 그의 방법론이 수많은 논리적·실증적 결함을 안고 있음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그는 ‘명성(eminence)’처럼 모호한 개념이나 매독, 결핵 같은 감염병까지도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유전 형질로 간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턴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심리적 형질의 유전적 기원을 연구하는 행동유전학 분야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960년대부터 미국의 연구자들은 골턴이 즐겨 사용했던 방법 중 하나인 쌍둥이 연구를 다시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연구 중 상당수는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를 비교 및 분석하여 어떤 형질이 유전적이고 어떤 것이 사회화의 결과인지 규명하려는 시도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미네소타 쌍둥이 연구는 1937년 설립 이후 한동안 우생학과 ‘인종 개선(race betterment)’을 옹호했던 비영리단체인 파이오니어 기금(Pioneer Fund, 현재는 해체됨)으로부터도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선천성 대 후천성 논쟁은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완료되면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총 13년에 걸쳐 약 3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수천 명의 연구자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이 인류 유전체의 92%를 해독하는 데 최초로 성공한 역사적인 성과였다. 오늘날 유전체 시퀀싱 비용은 600달러(약 85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조만간 이보다 더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도 있다. 비용이 급격히 하락한 덕분에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올 오브 어스(All of Us) 프로그램처럼 50만 명이 넘는 자원자들의 유전 정보를 담은 대규모 DNA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자료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적 차이인 단일염기다형성(single-nucleotide polymorphisms, SNP)을 분석해 유전적 변이와 인간 형질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전장유전체 연관 연구(GWAS)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얻은 결과는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개발하는 기준 자료로 활용된다. 대부분의 GWAS 연구는 질병 예방과 맞춤형 의학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2011년 의료 연구자, 사회과학자 및 경제학자들이 사회과학유전협회 컨소시엄(Social Science Genetic Association Consortium, SSGAC)을 출범해 복잡한 사회적·행동적 결과의 유전적 기반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중점적으로 분석한 표현형 중 하나는 개인의 교육 수준이었다. SSGAC 운영위원회 위원이자 경제학자인 패트릭 털리(Patrick Turley)는 교육 수준은 유전 정보 수집 시 함께 조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구하기 쉬운 표현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유전자가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하며, 그 역할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사회과학자들이 유전 정보를 활용하면 “비유전적 경로를 통해 나타나는 영향도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진보 진영 사람들은 중독이나 비만을 비롯한 여러 특성이 유전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대체로 인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인지 능력의 유전 가능성만큼은 여전히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차이의 원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인 듯하다. 이 연구는 발표 직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컨소시엄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자신들의 연구가 자칫 인종차별, 불평등, 유전 결정론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심리학자이자 행동유전학자인 캐서린 페이지 하든(Kathryn Paige Harden)은 “이 연구는 일부 정치권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을 낳았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진보 진영 내에서 사회적 결과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유전자가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오래전부터 펼쳐왔지만, 이러한 주장은 환영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든은 진보 진영의 강점 중 하나로 “사람의 몸은 서로 다르며, 그 차이가 실제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는 태도를 꼽는다. 대다수의 진보 진영 사람들은 중독이나 비만을 비롯한 여러 특성이 유전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대체로 인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녀는 인지 능력의 유전 가능성만큼은 여전히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차이의 원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라고 지적했다. 하든은 유전자가 지능 같은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진보적인 정책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교육부에서 특정 학군의 수학 성적을 높이기 위한 정책 개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자. 하든은 학생들의 다유전자 위험 점수가 그들의 가정 소득만큼이나 “학업 성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면 “그러한 [유전] 정보를 의도적으로 수집하지 않거나 알지 못한 채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연구를 더 어렵게 하고, 해석의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든은 우생학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유전학적 접근을 회피하는 전략은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 그녀는 “지능 지수(IQ)는 허구이며 유전자는 IQ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우생학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면, 그 방식은 이미 효과를 거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유전 결정론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골턴의 사상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고, 이 주제가 특히 온라인 우파 진영으로부터 과도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도 관련 논의가 수많은 담론에서 금기시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SELMAN DESIGN 2022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현 X)를 인수한 후 증오 발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자, 수많은 계정이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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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이민과 인종 통합에 반대하며, 불평등의 유전적 기원을 추측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머스크 본인도 조던 래스커(Jordan Lasker)와 i/o 같은 계정들을 자주 리트윗하고 이들과 활발히 소통해 왔다. 래스커는 ‘흑인과 백인 간 IQ 격차’에 대해 글을 써온 독립 연구자로, ‘크레뮤 레퀴유(Crémieux Recueil)’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이다. 익명 계정인 i/o는 과거 머스크가 “인종과 범죄에 관한 데이터를 인정했다”며 “내가 아는 한, 이러한 데이터에 나타나는 불균형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그 누구보다 크게 기여했다”고 칭찬했다. 래스커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보낸 서신에서 자신의 연구가 우생학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대해 “대중이 이해하는 우생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강제로 번식 집단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내 연구는 그런 개념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우생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기사 발행 이후, i/o는 이메일을 통해 “개인 간 지능 차이가 상당 부분 유전된다는 사실이 집단 간 지능 차이도 유전적 차이에 기인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이 문제는 아직 “과학적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 아니며 “금기시되기보다는 오히려 지원해야 마땅한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연구 분야”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나는 인종 통합이나 인종 간 결혼 등에 반대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X와 머스크 측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하든은 몇몇 과격한 반동주의자들의 주장 때문에 유전학이라는 학문 전체의 가치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기술이 심각한 인종차별을 낳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인종차별은 이 기술이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고 주장했다. 2019년 지노믹 프리딕션이라는 회사가 세계 최초로 상업용 착상 전 다유전자 검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예비 부모들은 이 회사의 라이프뷰 배아 건강 점수(LifeView Embryo Health Score)를 통해 배아가 암, 당뇨, 심장질환 등 유전적으로 복잡한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미리 평가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최저 가격은 3,500달러(약 500만 원)이다. 지노믹 프리딕션은 일반적인 유전 변이가 나타나는 유전체 내 특정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SNP 배열(SNP array) 기법을 활용하며, 이 검사 결과는 유전적 변이와 특정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GWAS 데이터와의 교차 검증 과정을 거친다. 4년 뒤에는 오키드라는 회사가 경쟁 제품을 출시했다. 오키드의 종합 유전체 배아 보고서(Whole Genome Embryo Report)는 배아 유전체의 99% 이상을 시퀀싱해 새로운 돌연변이를 탐지하고 희귀 질환을 더욱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부모는 배아 하나당 2,500달러(약 356만 원)를 지불하고 조현병, 유방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포함한 12가지 질환에 대한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오키드는 누르 시디키(Noor Siddiqui)라는 여성에 의해 설립되었다. 그녀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학부 및 대학원 과정을 마쳤지만, 이미 10대 시절이던 2012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는 젊은 창업가에게 주어지는 장려금인 틸 펠로우십(Thiel Fellowship)을 통해 20만 달러(약 2억 9,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잠재적 고객이자 투자자인 실리콘밸리 기술 엘리트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녀의 회사는 지금까지 이더리움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전(前) 코인베이스 CTO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총 1,650만 달러(약 235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8월, 누르 시디키는 유전자 검사를 선택하지 않는 부모를 무책임한 것처럼 표현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X에 “솔직히 말해보자. 당신은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자녀가 평생 고통받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신기술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여왔다. 2024년 생명윤리학자들로 구성된 한 연구팀은 미국 성인 1,627명을 대상으로 다유전자 검사 항목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암,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신체 건강 질환에 대한 검사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우울증, 강박 장애(OC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정신 건강 질환에 대한 검사는 의견이 다소 분분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응답이 우세했다. 반면 피부색, 탈모, 키 등 외모와 관련된 형질은 검사 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가장 논란이 된 형질 중 하나는 지능이었다. 지능은 역사적으로 차별과 우생학의 도구로 악용되어 왔으며, 그 정의에 대한 문화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배아 지능 검사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이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2024년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6.9%가 착상 전 지능 유전자 검사에 찬성했고, 40.5%는 반대했으며, 22.6%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엇갈린다.2024년 설문조사 결과(지능 유전자 검사 관련)36.9%찬성40.5%반대22.6%잘 모르겠음   엇갈린 의견에도 불구하고, 지능은 유전자 검사 대상 형질로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였다. 디에고 마린(Diego Marin) 지노믹 프리딕션 글로벌 사업 개발 및 과학 담당 책임자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전 세계 각지에서” 지능 검사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지노믹 프리딕션은 한때 ‘지적 장애’ 예측 점수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측 가능성과 윤리성을 둘러싸고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중단했다. 마린은 “우리 회사의 사명과 비전은 [아기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며 “우리는 IQ, 피부색, 키처럼 질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형적 형질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오키드는 지적 장애나 발달 지연과 관련된 유전적 지표를 검사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검사 범위는 이보다 더 넓을 수 있다. 익명 처리를 요청한 오키드 직원은 일부 ‘고액 고객’에게는 지능 검사가 별도로 제공된다고 말했다. 이 직원과 오키드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 그리고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테크 기업 임원인 시본 질리스(Shivon Zilis)와의 자녀 중 적어도 한 명을 임신하는 과정에서 오키드의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오키드, 머스크, 질리스 측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땡볕이 내리쬐던 7월 어느 날, 필자는 뉴욕 소호에 있는 뉴클리어스 지노믹스 사무실에서 25세 창업자 키안 사데기(Kian Sadeghi)를 만났다. 체구는 왜소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던 그는 마치 기관총처럼 말을 빠르게 쏟아냈고, 중간중간 필자가 대화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말을 잠시 멈추곤 했다. 사데기는 16세 때 맥주 효모 샘플을 유전적으로 조작하며 생명체 개조에 처음 성공했다. 2016년 고등학생이던 그는 브루클린의 한 실험실에서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에 관한 과정을 수강하던 중 유전학의 “아름답고 깊이 있는 세계”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뒤, 그는 대학을 자퇴하고 “더 나은 유전자 검사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창업에 나섰다. 뉴클리어스 지노믹스는 PGT-P의 응용 단계에 해당하는 영역에 집중한다. 즉, 체외수정(IVF) 클리닉은 물론 본 기사에 언급된 경쟁사들로부터도 데이터를 받아 자체적인 컴퓨터 분석을 수행한다. 사데기는 “우리는 다른 대부분의 유전자 검사 회사들과 달리 소프트웨어 중심이자 소비자 중심의 기업”이라며 “단순히 다유전자 점수만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점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이를 어떻게 비교해야 하는지 등 해결해야 할 까다로운 설계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뉴클리어스는 개인의 유전 정보를 대규모 GWAS 연구에서 파악된 형질 관련 유전 변이와 비교해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계적 근거에 기반한 예측값을 제공한다. 뉴클리어스는 환자의 검사 결과를 두 가지 형태로 제공한다. 하나는 –4에서 4 사이의 값을 갖는 Z 점수 그래프로, 이는 유전적인 조상이 유사한 인구 집단 대비 특정 형질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를 나타낸다(예: 배아 3번의 유방암 Z 점수가 2.1이라면, 이는 평균보다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절대 위험 점수로, 관련 임상 요인을 반영해 실제 질병 가능성을 제시한다(예: 배아 3번은 남성이므로 실제 유방암 위험도는 매우 낮다). 뉴클리어스와 경쟁사들 사이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폭에 있다. 세련된 디자인의 뉴클리어스 웹사이트에서는 2,000개 이상의 잠재적 질병뿐 아니라 눈 색깔부터 IQ까지 다양한 형질을 살펴볼 수 있다. 뉴클리어스 배아(Nucleus Embryo) 플랫폼 이용료는 8,999달러(약 1,281만 원)이며, 제휴 클리닉을 통한 IVF 주기 1회, 배아 검사 최대 20회, 전 과정에 걸친 종합 관리 서비스가 포함된 신규 IVF+ 상품의 최저 가격은 24,999달러(약 3,560만 원)이다. 뉴클리어스 창업자 키안 사데기는 지난 6월 행사에서 “파란 눈의 아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녹색 눈의 아기를 원하십니까? 그건 부모의 자유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상당히 대담한 주장을 내세운다. 뉴클리어스는 불안, ADHD, 불면증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어떤 배아가 알코올 의존에 취약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 왼손잡이가 될 확률이 높은지, 심한 여드름이나 계절성 알레르기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지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다만 기사 작성 당시, 뉴클리어스의 배아 선별 플랫폼에는 “DNA가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유전 정보는 배아 선택 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특정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유전학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DNA가 인간의 정체성과 특성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면책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다). 수면 추적기, 바이오해킹 건강보조제, 혈당 모니터링 등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뉴클리어스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인생에서 약간의 우연과 예측 불가능성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통제감이 오히려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사데기는 자신의 주장을 개인의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는 지난 6월 뉴클리어스 배아 출시 행사에서 “파란 눈의 아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녹색 눈의 아기를 원하십니까? 그건 부모의 자유입니다”라고 말했다. 공식 출시일 당일, 사데기는 자신을 우생학자라고 비난하는 X 이용자들과 몇 시간에 걸쳐 신나게 설전을 벌였다. 그는 우생학이라는 표현을 거부하며 대신 ‘유전적 최적화(genetic optimization)’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그는 이러한 논란이 만들어낸 무료 홍보 효과를 그다지 불쾌하게 여기지 않는 듯했다. 그는 행사장에서 “이번 주에만 트위터에서 5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고 일부 관중은 이에 박수로 화답했다(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보낸 이메일에서 사데기는 “우생학의 역사는 국가와 기관이 주도한 강제와 차별의 역사이다. 뉴클리어스가 하는 일은 그와 정반대다. 우리는 개인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유전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뉴클리어스는 현재까지 스리니바산, 알렉시스 오해니언(Alexis Ohanian)의 벤처캐피털 세븐세븐식스(Seven Seven Six),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등으로부터 3,600만 달러(약 513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사데기 역시 시디키와 마찬가지로 대학 중퇴 당시 틸 펠로십 수혜자였으나, 틸 측 대변인은 이번 기사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경쟁사인 지노믹 프리딕션의 공동 창업자 네이선 트레프(Nathan Treff)를 영입해 현 뉴클리어스의 최고임상책임자(CCO)로 임명하기도 했다. 사데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계보학부터 정밀의학, 나아가 유전자 공학에 이르기까지 유전체 시퀀싱 기술의 모든 응용 분야를 아우르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몇 회사를 언급하며, 이들의 총 시가총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뉴클리어스는 이들 다섯 회사를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단순한 IVF 검사 회사가 아니다. 우리는 유전체 기술 전반을 책임지는 유전 스택(genetic stack)이다”라고 말했다. 올봄, 필자는 뉴욕 플랫아이언 디스트릭트의 한 호텔 바에 마련된 행사장에 어렵게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는 ‘슈퍼 베이비를 만드는 방법(How to create SUPERBABIES)’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듣기 위해 1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있었다. 이 행사는 뉴욕 딥테크 위크(Deep Tech Week)의 일부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었기에 필자는 생명공학계 전문가나 투자자를 몇 명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마주한 것은 이 주제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오직 호기심으로 찾아온 크리에이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학생, 예비 부모 등 다양한 집단이었다.

정리

그날 저녁 강연자는 조너선 어노멀리(Jonathan Anomaly)라는 정치철학자였다. 그의 말투는 온화했지만, 강의조의 어투에는 오랜 교수 생활의 흔적이 배어 있었다. 어노멀리는 합리적 행동 이론을 중심으로 여러 학문적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듀크 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게임 이론, 윤리학, 집단행동 문제, 그리고 생명윤리를 주제로 한 입문 강의를 맡으며 낙태, 백신, 안락사와 같은 까다로운 쟁점들을 다뤘다. 그러나 그가 특히 깊은 관심을 보여온 주제는 ‘유전자 강화(genetic enhancement)’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였다. 2018년 그는 생명윤리학 학술지에 <우생학을 옹호하며(Defending Eugenics)>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개인과 사회의 복지를 증진’하는 형질을 늘리기 위한 비강제적 방법을 ‘긍정적 우생학(positive eugenics)’이라 정의하며, 이를 역사책을 통해 알려진 ‘부정적 우생학(negative eugenics)’과 구분하고자 했다. 어노멀리는 배아 선택이 사실 우리가 이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촌끼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일종의 우생학자일지도 모른다. 친구가 정자 기증자 목록에서 하버드 출신에 키가 6피트 2인치(약 188센티미터)인 사람을 선택했는가? 그 사람도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2019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가 어노멀리를 교수로 임용하자 일부 학생들은 그의 ‘인종 본질주의(racial essentialism)’적 사상을 비판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그는 2020년 학계를 떠나며 “미국의 대학은 지적 감옥이 되어버렸다”고 한탄했다. 몇 년 뒤, 어노멀리는 PGT-P 분야의 신생 기업인 헤라사이트에 합류했다. 이 회사는 IQ를 검사 항목으로 포함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2024년 7월 말, 헤라사이트는 그동안 비공개로 추진해 온 사업을 마침내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확보한 자금 대부분이 스리니바산을 포함한 초기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니바산은 앞서 오키드와 뉴클리어스에도 투자한 바 있다. 헤라사이트는 X를 통해 회사가 이미 비공개 고객을 대상으로 “수백 개의 배아”를 선별했으며, 앞으로는 배아의 17가지 질병 발병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다유전자 검사를 일반 소비자에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헤라사이트는 마케팅 자료에서 자사의 질병 예측력이 오키드보다 122%, 지노믹 프리딕션보다 193% 우수하다고 홍보한다(이에 대해 지노믹 프리딕션은 성명을 통해 “헤라사이트는 자사의 현행 예측 모델을 우리가 5년 전에 발표한 모델과 비교하고 있다. 지노믹 프리딕션 팀은 자사의 예측 모델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당사의 품질을 능가하는 연구소는 없다고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헤라사이트는 뉴클리어스와의 비교 자료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들은 뉴클리어스가 자사 테스트의 성능 검증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이를 “마케팅이 과학을 앞지른 사례”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뉴클리어스 관계자는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적 전문성과 마케팅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이며, 경쟁사들이 이러한 사실을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밝혔다). 헤라사이트는 ‘가족 내 검증(within-family validation)’과 ‘계통 간 정확도(cross-ancestry accuracy)’ 부문에서의 기술적 진전도 강조했다. 전자는 서로 관계없는 사람들 간의 예측력과 형제자매 간의 예측력을 비교해 점수가 단순히 공통된 환경 요인을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방식이며, 후자는 바이오뱅크 데이터가 주로 집중된 유럽계 조상 집단 이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점수의 예측 정확도를 향상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회사 관계자는 검사 비용이 고객별로 책정되고 검사 배아 수에 따라 달라지며, 최대 5만 달러(약 7,120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너선 어노멀리에 따르면 지능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그의 주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는 그 외에도 공감 능력, 충동 조절, 폭력성, 수동성, 종교성, 정치 성향 등 다양한 특성이 유전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헤라사이트는 질병과 무관한 형질 중 오직 지능만을 검사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회사 측은 부모가 10개의 배아를 생성한 경우, IQ 점수가 가장 높은 배아와 가장 낮은 배아 사이에서 약 15점의 IQ 차이를 식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향후 자사의 IQ 예측 모델에 관한 상세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출범 당일, 일론 머스크는 헤라사이트의 공식 게시물에 “멋지네(Cool)”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편 인종 간 IQ 차이를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아 온 덴마크 출신 연구자 에밀 키르케고르(Emil Kirkegaard)는 약 4만 5천 명의 X 팔로워와 자신의 서브스택(Substack) 블로그를 통해 헤라사이트를 홍보하며 “드디어 제대로 된 배아 선별 기술이 등장했다”고 썼다. 키르케고르는 실제로 오랜 기간 어노멀리의 연구를 지지해 왔다. 그는 X에 어노멀리에 관한 글을 올리고 2020년에 출간된 어노멀리의 저서 《미래 인간 창조(Creating Future People)》를 “바이오테크 우생학을 옹호하는 책”이라 소개하며 “물론 나는 이런 주장에 동의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어노멀리에 따르면, 지능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그의 주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그는 강연에서 지능의 약 75%가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외에도 공감 능력, 충동 조절, 폭력성, 수동성, 종교성, 정치 성향 등 다양한 특성이 유전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어노멀리는 소규모 배아 집합에 기반한 상대적 예측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생식 혁명(reproductive revolution)’이라 부르는 시대의 서막이 이제 막 열리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강연에서 현재 일부 스타트업이 개발 중인 시험관 생식세포 생성(in vitro gametogenesis, 이하 IVG) 기술을 언급했다. IVG는 성인의 피부나 혈액 표본에서 얻은 세포를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해 성인의 줄기세포로 전환한 뒤, 이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정자나 난자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는 이 과정을 통해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수의 배아를 단기간에 생성해 선호하는 형질을 분석 및 선택할 수 있다. 어노멀리는 이 기술이 약 8년 안에 인간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ELMAN DESIGN 어노멀리는 “식품의약국(FDA)이 이 기술을 바로 승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프로스페라(Próspera) 같은 곳이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프로스페라는 과학자와 기업가들이 미국에서는 규제 때문에 불가능한 의료 실험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온두라스의 ‘스타트업 도시’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런 행위가 부도덕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엘리트들이 이미 비밀리에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모든 것이 도미노처럼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라며 앞으로 “진화를 둘러싼 군비 경쟁”이 “도덕의 기준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엘리트 중 일부가 자신의 고객이라고 밝히며 “몇몇 이름이 떠오르지만, 지금은 밝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어노멀리의 강연이 끝난 뒤, 필자는 한 젊은 사진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신학 석사 과정을 준비 중이며, 인간이 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행위의 윤리적 의미를 성찰하기 위해 강연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진지한 어조로 “기술은 구약에서 신약으로 넘어가는 전환점과 같은 순간을 만들고 있다. 이제는 종교의 어떤 부분이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지 결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유전자 검사를 비판하는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검사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고, 다른 하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다. 사회과학유전협회 컨소시엄(SSGAC)의 패트릭 털리는 “한편에서는 ‘효과 없는 검사로 부모를 기만하는 행위가 문제’라고 말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검사가 너무 정확해서 사회에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흥미로운 점은 때로는 같은 사람이 이처럼 상반된 주장을 동시에 펼치기도 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다나-파버 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에서 양적 유전학 연구실을 운영하는 사샤 구세프(Sasha Gusev)다. 그는 배아 선택을 위한 PGT-P 검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으며, 종종 온라인에서 인종 유전학을 옹호하는 극우 성향의 X 이용자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구세프는 유전학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의 영양 상태, 지리적 요인, 사회적 관계망, 양육 방식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수가 얽혀 있기 때문에 교육 수준과 같은 결과를 단순히 유전적 요인으로 환원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특히 그는 이러한 분석을 IQ의 유전적 기반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의 행동을 유전학이나 ‘유전적 자질(genetic endowments)’로만 설명하고, 이를 개인의 능력과 성취의 한계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삼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세프는 이 기술이 특정 성인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임상 환경에서는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의 다유전자 위험 점수가 높은 성인이라면 조기 검진과 치료를 병행하여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는 현재 시판 중인 착상 전 유전자 검사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으며, 기업들이 내세우는 효과를 검증할 규제 장치나 장기적 검증 방법이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서비스에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이처럼 무모하고 과장되었으며, 때로는 노골적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배아 선택 서비스는 유전학적 임상 도구에 대한 신뢰성과 실용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IVF 환자도 PGT-P를 둘러싼 언론 보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봄 뉴욕타임스가 오키드에 관한 사설을 게재하자 화가 난 부모들이 레딧(Reddit)에 모여 불만을 쏟아냈다. 한 사용자는 “다른 종류의 검사가 왜 필요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 기사를 보면 우리가 ‘완벽한’ 아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우리는 그저 건강한 아기를 원할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러한 논의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레딧 사용자는 “이런 기술이 불임 부부가 건강한 아이를 갖도록 돕는 목적에서 우생학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언제일까?”라고 질문하며 “그 경계는 매우 미묘하지만,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중요한 주제다”라고 덧붙였다.  키르케고르와 어노멀리 같은 일부 PGT-P 지지자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유전적 차이를 보다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키르케고르는 2024년 대통령 선거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과학을 다시 위대하게(Make science great again)”라는 제목으로 여러 편의 글을 연재하며, 소수집단 우대 정책의 폐지와 인종에 따른 채용 차별의 합법화를 촉구했다. 또한 자신과 같은 연구자들이 인종 유전학 연구에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NIH의 올 오브 어스 바이오뱅크와 같은 데이터 세트에 대한 규제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어노멀리는 사회복지 정책이 “IQ가 높은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유전 결정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사이에서 어느 정도 공감을 얻고 있다. 2024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쇼(The Hugh Hewitt Show)에 출연해 선거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민과 살인 통계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장황하게 답하며 “내 생각엔 살인자는 유전자의 문제다. 지금 우리 나라에는 나쁜 유전자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구세프는 배아 선택 자체는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많은 PGT-P 옹호자들이 지지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문화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 할 것이다.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더 나은 교육과 영양을 제공해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이러한 차이를 타고난 본성의 결과로 본다면, 결국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착각에 빠져 사람은 태어날 때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존재라고 믿게 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유전자 선택 기술로 태어난 아이들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를 추적하는 장기 연구는 계획되어 있지 않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행동유전학자 하든은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기반으로 선택된 배아들이 자라 25년 후 성인이 되었을 때 결국 우리 모두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내 인생이 달라지려면 무엇을 바꿔야 했을까?”라고 자문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을 쓴 줄리아 블랙(Julia Black)은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특집 기사 작가이자 오미디야르 네트워크(Omidyar Network)의 상주 기자다. 이전에는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복스(Vox),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및 에스콰이어(Esquire)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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