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시 오코너 “제 영혼 깊숙한 곳에는 사적이고 조용히 지내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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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스>와 <더 크라운>은 조시 오코너를 스타로 만들었다. 정작 그는 화려한 대로와는 거리가 먼 소박한 오솔길 옆 시골 별장에서 산책과 수영을 즐기는 중이다. 오로지 자신에게 충실하기 위해. 재킷, 니트, 팬츠, 모두 마틴 로즈. 2024년 여름, 영화 <챌린저스>가 조시 오코너라는 신성을 세상에 알린 지 몇 주 후, 그는 모든 소음으로부터 기백 마일 떨어진 잉글랜드 코츠월드 Cotswolds 어느 작은 마을에 자신의 집을 꾸리고 있었다.(그는 정확한 지명을 밝히지 않길 원했다. 지난 인터뷰에서 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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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스>와 <더 크라운>은 조시 오코너를 스타로 만들었다. 정작 그는 화려한 대로와는 거리가 먼 소박한 오솔길 옆 시골 별장에서 산책과 수영을 즐기는 중이다. 오로지 자신에게 충실하기 위해. 재킷, 니트, 팬츠, 모두 마틴 로즈. 2024년 여름, 영화 <챌린저스>가 조시 오코너라는 신성을 세상에 알린 지 몇 주 후, 그는 모든 소음으로부터 기백 마일 떨어진 잉글랜드 코츠월드 Cotswolds 어느 작은 마을에 자신의 집을 꾸리고 있었다.(그는 정확한 지명을 밝히지 않길 원했다. 지난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했더니 우편물이 날아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편물에는 편지도 있고 책도 있었다. 고마운 일이긴 해도 실제 주소를 알려준 적이 없었기에 다소 불안하다고 했다.) 두 차례의 강도 높은 언론 투어 뒤에 얻은 드문 여유 시간에 오코너는 정원을 돌봤다. 더위에 짚풀처럼 말라버린 잔디를 깎고 현관문으로 이어지는 자갈길 옆에 피어난 장미의 시든 꽃잎을 따냈다. 무릎을 꿇고 맨손으로 잡초를 뽑아냈다. 그 즈음 어느 날 그의 형이 놀러 왔을 때 둘은 집 앞에서 몇 미터 떨어진 잔디밭에 작은 연못을 팠다. “그냥 냅다 구덩이를 팠어요.” 오코너가 냅다 파낸 연못가에 서서 허리를 짚은 채 말한다. 눈빛에 은근한 자부심이 담긴 듯도 하다. 오코너 형제는 자신들이 판 구덩이에 방수막을 깔고 수돗물을 채웠다. 연못 주위로는 잔디를 낮게 둘러싸고 그늘을 만들어줄 수풀도 심었다. 그렇게 연못을 만든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이끼와 수련 잎으로 뒤덮혀 있다. “원래부터 여기 있던 식물들 같지 않아요?” 그의 말이 맞다. 오코너는 이곳으로 돌아올 때마다-그가 원하는 만큼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차 한 잔을 들고 연못 앞에 앉아 자신의 손으로 창조한 야생을 즐긴다. 연못 위를 맴도는 잠자리, 물속을 오가는 개구리들. “개구리들은 물이 있는 데를 알아서 찾아가더라고요. 여기서 배웠어요.” 그와 만나기로 한 오늘 다소 이른 시간, 오코너는 플랫폼이 두 개뿐인 소박한 기차역으로 초록색 볼보 자동차를 타고 마중 나왔다. 그의 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달리자 눈물이 맺힐 만큼 아름다운 구릉지대 풍경이 펼쳐졌고, 귀여운 펍과 작은 상점들, 지나칠 때 인사해주는 상냥한 사람들을 지나 마침내 오코너의 보금자리인 돌집에 도착했다. 낡은 교회를 닮은 이 집은 사실 그 옆에 자리한 거대한 옛 저택의 하인 숙소였다. 집까지 가는 차 안에서 오코너는 관광 가이드처럼 이 지역을 사랑하는 이유를 신나게 설명했지만 이처럼 특별한 토요일에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나는 흐린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이토록 부드러운 햇살 속으로 이미 들어섰으니까. 마치 이 모든 것이 오코너의 계획대로인 듯 말이다. 오코너는 이 지역에서 자랐다. 그의 가족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살았고, 어린 시절 동창들은 여전히 근방에서 “어슬렁대고 있다” 한다. 하지만 끌림은 그보다 더 깊은 데 있었다. “최근에 이 감정을 친구에게 설명하려 했던 적이 있어요. 그저 이곳이 좋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건 제게 꼭 필요한 일이었어요. 제 영혼 깊숙한 곳에는 사적이고 조용히 지내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그저 작은 평화를 누리는 거죠. 아시겠죠?” 코트, 헤드 메이너. 트랙 수트, 랄프 로렌 빈티지 제품. 운동화, 엄브로 빈티지 제품. 그러나 이 안식처를 구입한 후 3년여 동안 오코너는 집에 머문 적이 거의 없다. 근래 그는 자신의 경력 중 한창 푸르른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은 스스로를 별다르게 보지 않는다 해도, 바쁜 집주인의 흔적은 정원에 그대로 남아 있다. 내가 방문하기 전날 밤에도 오코너는 조엘 코엔 감독과 함께 스코틀랜드에서 한 달간 <잭 오브 스페이드 Jack Of Spades>를 촬영하고 돌아왔고, 마당 나무에는 반쯤 썩은 무화과가 달려 있다. 유난히 따뜻했던 날씨 탓에 무화과가 평소보다 일찍 익어버린 것이다. 그는 이웃들에게 집이 빈 사이 마음껏 따가라고 말할 기회를 놓친 게 아직도 미안하다고 말한다. 조시 오코너는 연달아 영화를 네 편 찍었다. <더 히스토리 오브 사운드 The History Of Sound>는 오코너의 절친인 폴 메스칼과 함께 출연한 로맨틱 드라마다.(<더 히스토리 오브 사운드>는 인터뷰 이후인 2025년 9월 미국에서 개봉했다.) 바로 이어 두 편의 조용한 독립영화에도 출연했는데 <마스터마인드 The Mastermind>에서는 끔찍한 미술품 도둑으로, <리빌딩 Rebuilding>에서는 산불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목장 주인 역할을 맡았다.(<리빌딩 Rebuilding> 역시 인터뷰 후 2025년 9월, <마스터마인드 The Mastermind>는 10월에 미국에서 개봉했다.) 그리고 공개 예정인 작품이 하나 있다. 그의 커리어에서 현시점 기준 가장 큰 규모인 영화 <웨이크 업 데드 맨 Wake Up Dead Man>이다. 넷플릭스에서 엄청나게 인기를 끈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지난 시즌이 그러했듯 이번에도 12월에 공개된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나이브스 아웃> 2편을 2022년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보고 있었다는 데 꽤 많은 돈을 걸 수도 있다. 지난 <나이브스 아웃> 2편은 공개된 지 3일 만에 3천5백만 계정 시청 기록을 세웠다. 오코너는 <웨이크 업 데드 맨>에서 핵심 인물이다. 영화의 공동 주연으로 살인사건 수사에 휘말린 권투 선수 출신의 진중한 신부 역할을 맡아 공감 능력과 진정성, 코믹한 순발력까지 다채롭게 발휘한다. 다니엘 크레이그, 케리 워싱턴, 앤드루 스콧, 글렌 클로즈까지, 이 죽여주는 출연진 군단 속에서도 오코너는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로도 계속 곱씹게 만드는 한 사람이다. 예고하자면 영화 내내 카메라가 그의 얼굴을 향해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마치 영화 감정선의 성공 여부가 조시 오코너라는 배우에게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정말 그런 셈이다. 내년 봄에는 에밀리 블런트와 함께 그로서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블록버스터에 출연 예정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SF 영화로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어 오코너조차 제목은 물론 줄거리도 말해줄 수 없다. 스필버그가 그의 필모그래피 중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로 복귀한 만큼, 이 영화는 <오펜하이머>와 라이언 쿠글러가 감독한 <씨너스: 죄인들 Sinners>를 뒤이을 극히 드문 사례가 될 수 있다. 슈퍼히어로 영화 수준의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도, 작가주의적 특성을 유지하는 작품의 계보 말이다. 회오리처럼 이어진 이런 모든 궤적을 고려할 때 오코너가 지금 시골에 숨어 지내는 연유를 이해할 수밖에 없다. 니트, 벨트, 모두 마틴 로즈. 팬츠, 베르사체. 운동화, 엄브로 빈티지 제품. 집에 도착하자 서른다섯 살의 오코너는 세인즈베리 Sainsbury’s 마트 쇼핑백에서 딸기와 체리를 꺼내 싱크대에서 꼼꼼히 씻기 시작한다. 그를 지켜보면서 인터넷상에서 밈처럼 떠도는 조시 오코너를 향한 세레나데가 실제로 내 안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사랑스러운 조시 오코너 공장에서 12시간 넘게 야근한 결과물” 같은 코멘트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들여 그를 편집한 틱톡 영상을 만드는 팬들이 칭송하는 세레나데 말이다. 가정적이고 친절하며 무엇이든 직접 해주는 사람, 그 이름 조시 오코너를 향한 환희. 조시 오코너라는 이름은 아직 미공개인 스필버그 영화와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 (그리고 상당한 갈증 이후 등장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노골적으로 섹시한 드라마 <챌린저스>에 이르기까지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진다. <챌린저스>는 세 명의 테니스 선수 사이의 복잡한 삼각관계를 다루며 젊은 층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지난해 박스오피스에서 약 1천2백억원(7천1백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렸다. 오코너는 다양한 유형의 남성을 연기해왔지만 특히 그가 가장 찬사를 받은 역할들, 가령 <더 크라운>의 찰스 왕세자와 2017년 작 독립영화 <신의 나라 God’s Own Country>의 외로운 농부 같은 캐릭터를 떠올려보면 그들은 다소 조용하고, 어려움 속에 있으며, 슬픈 인물이었다. 하지만 <챌린저스> 속 추락한 왕년의 프로 테니스 선수 패트릭은 오만하고 직설적이며 놀라울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이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오코너의 연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조시는 확실히 전율이 있어요. 진정한 주연 배우였죠. 누군가에게 ‘그래, 바로 이거야’라고 말하게 되는 모든 것의 총합과도 같았어요.”라이언 존슨 감독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웨이크 업 데드 맨>에 오코너를 캐스팅해달라고 졸라댔기 때문에 <챌린저스>가 개봉되기도 전에 영화를 봤다고 전한다. 덕분에 그는 크레이그가 말하는 그 애매모호한 매력을 즉시 알아챘다.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려워요.” 존슨이 말한다. “정의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애매모호한 매력, 그게 바로 위대한 배우와 무비 스타를 구분하는 이유일 거예요. 그리고 위대한 배우인 동시에 무비 스타인 경우도 있고요. 조시에게서는 그 모든 점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더 히스토리 오브 사운드>의 감독인 올리버 허머너스도 오코너를 이렇게 떠올린다. “그의 스틸컷을 본 날이었어요. 촬영 현장 사진가가 조시를 담은 어느 한 컷이었는데, 세상에, 이 사람에겐 정말 다양한 면모가 있구나 싶더군요. 조시는 변신할 수 있어요. 어떤 모습, 어떤 인물로든요. 얼마든지 새롭게 상상할 수 있게 만들죠. 그게 바로 영화배우의 자질이라고 생각해요. 관객이 그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기 때문이에요.” 조시 오코너가 영화배우라는 사실을 아직도 믿기 어려운 유일한 사람은 바로 조시 오코너 자신이다. 그는 칭찬과 관심에 부끄러워하는 매우 영국인적인 성향을 지녔다. 객관적인 진실일 때조차 자신에 대한 말을 받아들이기가 성격상 쉽지 않다. 에밀리 블런트의 표현에 따르면 조시 오코너는 “살면서 만나게 될 사람들 중 가장 자학적인 성향의 소유자 중 한 명으로, 자신의 다양한 재능에 대해 끊임없이 미안해하는 인물”이다. 우리는 오코너의 부엌 식탁에 앉았다. 차를 마시며 그에게 스필버그 영화의 주인공이냐고 물었다. “음···”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곤 흠, 흠, 기침을 한다. “앙상블 작품이라고 해야겠네요. 주연은 확실히 아니에요.” 오코너가 스스로를 놀리듯 말한다. “주연이 있는 영화가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아니, 주연은 에밀리죠.” 이 대화를 에밀리 블런트에게 전하자 그녀 역시 즉각적으로 답했다. “제 생각엔 그가 주연이에요. 큰 앙상블 작품이긴 하지만 조시가 확실히 중심이에요!” 니트, 프라다. 조시 오코너가 스스로 인정하는 한 가지는 <챌린저스>를 둘러싼 열풍이 <더 크라운>의 인기보다 “더 정신없이 느껴졌다”는 점이다. 찰스와 다이애나 관계를 집중 조명하면서 조시 오코너와 엠마 코린을 부각시킨 <더 크라운> 시즌 4는 2020년 팬데믹 당시 공개됐고, 때문에 언론 인터뷰는 모두 줌으로 진행됐다. 거대한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에 압도당할만한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더 크라운>은 찰스 왕세자 역할로 유명하게 만들어준 만큼 오코너는 실존 인물 자체를 향한 관심 뒤로 사라져서 배경에 녹아들 수 있었다. 반면에 <챌린저스>는 다르다. 대중이 조시 오코너라는 배우 자체, 그 인물 자체에 훨씬 더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오코너가 <챌린저스>의 런던 시사회 순간을 떠올렸다. 오랜 작업 끝에 찾아온 공개였기에, 그 시점에는 완전히 지쳐버린 상태였다. “이상하게도 내 삶에 대한 통제력이 거의 없는 것처럼 느꼈어요.” 차에서 내려 레드 카펫에 발을 내디뎠을 때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사진 기자들, 마치 벽처럼 이뤄진 군단을 본 기억을 이어 꺼내놓는다. 강렬한 경험이었으나 다만 오른쪽으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 두 형제가 서 있었다. “속이 뒤집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내 인격의 두 세계가 공존하는 순간이었어요. 한쪽은 사진 기자들 앞에 선 나의 직업적인 자아이고, 다른 한쪽은 ‘너 여기서 뭐 하는 거냐?’라고 말할 것 같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내 가족 앞에 있는 나였죠. 무슨 말인지 아시죠?” 오코너는 카메라 앞에서는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극장 화장실로 들어가 울음을 터뜨렸다. “엄청난 압박감에 휩싸이는 기분이었어요.” 대화 상대로서 조시 오코너는 활기가 넘치는 유형이다. 이야기할 때면 그의 손, 마치 커다란 삽처럼 생긴 큼직한 손이 자주 허공을 휘젓는다.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요점에 확 몰입할 때면 그 포인트를 찾아내려는 듯 시선이 훅 아래로 떨어지기도 한다. 생기 넘치고 입체적인 사람, 화장실로 들어가 울음을 터뜨린 인물과 누구보다 활기찬 대화 상대 사이, 그 간극은 명백한 딜레마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이는 배우들이 실제로 자주 이야기하지 않을 뿐인 문제다. 그 사람을 통째로 소비해버리거나 혹은 진정성 있게 완성시킬 수도 있는 직업적 메커니즘 사이의 밀고 당김. 오코너는 그러한 신경전에 휩쓸리지 않으려 할 뿐이다. 가능한 한 시골에 머무르며 가끔씩 흙을 만지는 이런 시간이 그를 평정 상태로 유지하게 해준다. 그의 말대로 “이건 좋아서라기보다 반드시 필요한 시간”인 것이다. 비워진 티폿을 채워 두 번째 차를 마시며 오코너 스스로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이러한 시간에 대한 그의 생각은 다시금 선명하게 피어올랐다. 오코너는 올해 초 티모시 샬라메가 미국배우조합 어워즈 SAG Awards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전한 소감에서 연기에서의 ‘위대함’에 대한 야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던 바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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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난 진짜 대단해지고 싶어’라고 말한다는 게 정말 통쾌하게 느껴졌어요. 듣자마자 제 반응은 이랬죠. ‘좋아, 넌 이미 대단해. 해냈어, 친구.’ 그런데 바로 다음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걸 원한다는 건 좋은 거야, 그래. 그런데 현실에서도 그렇게 되길 바라. 연기에서의 위대함만이 아니라 진짜 삶에서도 위대해지기를. 그 위대함이, 글쎄, 친구와의 우정이나 부모님 앞의 훌륭한 아들로서의 모습같은 걸로도 드러나면 좋겠어.’ 물론 그도 그런 사람일 겁니다. 분명히 개인적으로도 그런 면을 전부 갖추었을 거예요. 연기만이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을 뿐이에요.” 재킷, 르메르. 셔츠, 팬츠, 모두 마리아노. 벨트, 마틴 로즈. 운동화, 엄브로 빈티지 제품. <챌린저스> 이전의 조시 오코너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말이 아니다. 그가 보여준 찰스 왕세자에 대한 공감 어린 연기는 군주제를 반대하는 공화주의 지지자들에게조차 묘하게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어느 언론의 헤드라인이 이렇게 표현했듯이. “아, 안 돼. <더 크라운> 속 찰스 왕세자에게 반하다니!”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의 <챌린저스>라는 영화도 그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했다. 갈망의 대상으로, 근육이 드러나고 땀에 젖어 있으며 자신의 섹슈얼한 매력을 당당히 어필하는 모습으로. 오코너는 SNS를 하지 않고, 설령 한다 해도 댓글은 읽지 않을 것이다. 그 댓글들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음담패설 수준이다. 가령 그가 로에베와 찍은 틱톡 영상을 보자. 그 영상은 오코너가 숨을 들이마시는 장면(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화면이 잘린다)과 함께 모더니스트 스타일의 빌라 주변을 둘러보는 짧은 클립들이 연속되는 편집본이다. 소파에 앉은 오코너의 넥타이는 무릎 아래까지 우스꽝스럽게 길게 늘어져 있다. 이 영상은 1천1백50만 회 이상 재생됐다. 상위 댓글 중 하나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혹시 모르니까 몸의 털을 전부 밀어둘게요.” 이 댓글에 3만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인터넷상의 이런 온갖 욕망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부엌 식탁 위로 꺼내오자 오코너는 그것이 자신과 관련 있다고 인정하기를 꺼린다. 그가 말한다. “모든 건 <챌린저스> 자체가 섹시해서 그런 거예요. 현실의 저는 꽤 평범하고 어쩌면 꽤나 실망스러울 정도죠.” 덧붙여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패트릭처럼 행동할 수 있게 ‘디렉팅’했다고 설명한다. “계속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했어요.” 오코너는 그것이 자신에게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어깨를 펴! 넌 섹시하고 자신감 넘치는 남자야’라고 말하곤 했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오코너에게 자기 비하하기 딱 좋은 소재도 제공했다. “그는 <챌린저스>에서 내 캐릭터가 아름다운 로스트 치킨 같다고 했어요. 기름지고 맛있고 로즈메리 같은 허브를 뿌려서 완벽하게 구운. ‘하지만 현실에서 만나는 조시는 생닭가슴살 조각 같지’라고 말했죠.” 오코너는 이 말이 무척 재밌다고 여길 뿐 아니라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사람들이 저게 나라고 믿도록 연기하는 게 즐거워요. 그게 배우로서의 변신이니까요. 그게 잘된다면 정말 좋겠죠.” 아마도 상당수의 열성 팬들은 패트릭에 빠져들었을 거라고, 하지만 더 깊이 빠져들게 된 대상은 결국 조시 오코너라고 나는 그에게 다시금 강조해 말했다. <베니티 페어> 유튜브 영상에서 도자기에 대한 열정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이나, 그 묘한 로에베 틱톡 영상에 반해 사랑에 빠진 이가 분명히 많으니까. 그들이 반한 건 그 누구도 아닌 인간 조시 오코너인 것이다. “그건 제게 좀 이상하게 느껴져요.” 오코너는 말한다. “누군가 나에 대해, 내 이미지에 대해, 좋든 나쁘든 이야기한다는 그 자체가 불편해요. 그런 걸 편안하게 받아들이질 못 해요. 그건 그냥 제 개인 성향의 문제이기도 하고, 누군가 내 이미지를 말하는 그 ‘개념’ 자체가 어색한 거예요.” 사실 외모나 매력에 대한 이야기는 이론적으로는 칭찬처럼 들리는 말조차 기분이 나쁠 수 있다. 오코너가 말을 잇는다. “우리 모두 한 번쯤 그런 경험 있잖아요. 예를 들어 헬스나 러닝을 열심히 하고, 이제 막 휴가에서 돌아와 피부도 좀 탔을 때, ‘지금 내 모습 꽤 괜찮은데?’라고 느낄 때가 있죠. 내 자신에 대해 기분 좋은 순간들, 그런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누군가 댓글로 ‘오 마이 갓, 완전 빛이 나!’라고 하면, 속으로 ‘이런···’ 하게 돼요. 왜냐하면, 저는 알아요, 그 상태는 하루이틀밖에 유지하지 못할 테고, 금세 햄버거 먹는 나로 돌아갈 거라는 걸요. 게다가 이런 생각도 들죠. 잠깐만, 그럼 예전의 나는 뭐였던 거야? 지금 빛이 난다고?” 조시 오코너라는 인물은 전통적인 영화배우 미학에 자신을 꼭 맞추고 싶어 하지 않는다.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너선 앤더슨은 “인간적인 면에서 조시는 변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오코너는 2017년부터 앤더슨이 디올 이전에 맡았던 브랜드 로에베의 캠페인 모델로 활동해왔다. “그는 항상 같은 조시였어요.” 오코너의 어린 시절 기억 중 영화에 대해 남은 조각은 북부 잉글랜드의 의욕을 잃은 탄광 노동자들이 브라스 밴드를 결성하는 1990년대 코미디 영화인 <브래스드 오프 Brassed Off>에서 배우 피트 포슬스웨이트를 본 것이다. “그때 저는 ‘와우’밖에 할 말이 없었어요.” 오코너가 어린 날의 자신을 떠올린다. “그 영화에서 본 배우는 내가 아는 사람, 마치 먼 친척 같은 모습이었어요. <파이트 클럽>의 브래드 피트나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멀게 느껴지는) 모습이 아니었죠. 조금 거칠고, 현실적인 모습이었어요. 그때 속으로 ‘젠장, 진짜 대단하네’라고 생각했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재킷, 셀린느. 팬츠, 웨일즈 보너. 스카프, 꼼 데 가르송 셔츠. 티셔츠, 캡은 빈티지 제품. 이후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지 물었을 때 오코너는 다시금 피트 포슬스웨이트 이름을 꺼냈다. “제가 점점 더 흥미를 느끼는 영화배우들은 무언가를 보여주곤 사라졌다가 다른 영화에 갑자기 나타나서 ‘어? 저 사람이었나?’ 하게 만드는 사람들이에요.” 오코너는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이름도 거론하며 그런 배우들이야말로 ‘장인’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냐 반문한다. “잠시 멈출 때가 된 것 같아요.” 이제 오코너는 삶에 대해 돌아보고 싶다. “한동안 균형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삶에 대해 조금 돌아보고 싶을 뿐이에요. 하지만 정말 잠시 멈출 때가 된 것 같아요.” 조만간 떠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적어도 ‘정말 잠시’ 동안은. 다만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면서 그 결정에 대해 못 박아 말하는 건 주저했다. 이미 이전에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안을 수락하게 되었고(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안을 거절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로 인해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뜻대로 잠시 휴가 기간을 가지게 됐을 때 찾아올지도 모를 고독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도 자주 오프라인 상태인 오코너는 혼자 있을 때도 자신을 지켜줄 취미가 많기 때문이다. 도예, 자수, 정원 가꾸기···. 에밀리 블런트의 말이 떠오른다. “조시를 저녁 식사 자리에 끌고 나가려고 한 적이 셀 수 없이 많아요. 하지만 조시는 집에서 축구 경기를 보는 걸 훨씬 더 좋아했고, 결국은 장황하게 사과를 섞은 변명으로 오지 못하는 이유를 보내곤 했죠.” 블런트는 스필버그와의 촬영장에 있던 어느 날의 일화도 전했다. 당시 배우들은 중요한 신을 앞두고 커다란 화이트보드가 있는 넓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이 그냥 행맨 게임 같은 걸 했을 거예요. 그런데 조시는 아주 대단한 산 능선 풍경을 그렸어요. 그냥 스마트폰만 보고 있지 않았죠. 그게 조시의 미학이에요. 마치 그 안에 도달하기 어려운 다른 세계가 있는 것 같아요.” 티셔츠, 웨일즈 보너. 파자마 팬츠, 메릴 로지. “수영복 준비됐죠?” 오코너가 수건을 챙기기 위해 계단을 오르며 소리친다. 우리는 부엌에서 나와 그의 볼보 자동차로 향했다. 그가 가려는 곳-국립신탁에서 관리하는 공원 내 호수로 원칙상 수영이 금지된 곳이다-에 혹시 술에 취한 10대가 가득할까 봐 걱정하는 듯했지만, 그곳은 너무 아름다우니 꼭 가봐야 한다며 이내 차로 향한다. 우리는 다시 좁은 시골길을 따라 출발했다. 운전대를 잡은 오코너는 자주 차를 세우고 다른 운전자들을 먼저 보냈다. 그들이 지나가며 정중하게 손가락을 까딱이자 오코너는 열정적으로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제 파트너는 항상 제가 운전할 때 너무 친절하다고 말해요. 상대가 저를 혹시 아는 사람인가 착각할 정도로 말이죠. 계속 손을 흔들거든요.” 주차장에서 호수까지는 오래된 묘지를 지나 계곡까지 내려가는 짧은 산책길이었다. 오코너는 오후 내내 이곳을 칭찬했는데, 그가 단언한 만큼 정말 아름다웠다. 아주 한적하고 산책길 양옆으로는 스코틀랜드 소나무가 둘러싸고 있으며 호수는 두 갈래로 휘어진다. 오코너는 특히 여름 저녁이면 햇살이 물결 위로 완벽하게 스며든다며, 겨울에 아침 해가 떠오를 때 혼자 이곳에 와 물가 가장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곤 한다 말한다. 오늘은 애플 사이더를 홀짝이며 얼굴에 홍조를 띤 10대들이 그의 명상 장소에 앉아 있다. 그들로부터 얼마쯤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물건들을 내려놓으려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오코너가 마음을 바꿨다. 더 한적한 곳으로 가기로. 빠르게 이동하는 동안 오코너가 사실 10대 시절 수영장 옆에서 어떤 녀석들이 자신의 옷을 훔쳐간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고 털어놓는다. 두 번은 없지, 오늘은 어림없다고! 숲속 강둑에서 물가로 이어지는 진흙투성이 자리를 몇 군데 살펴본 뒤 오코너가 마침내 한 곳을 정한다. 그가 앞장서서 내려가더니 물이 허리께 오는 가운데에 선다. “어떤지 한번 발을 대보고 싶어서요.” 어때요? “좋아요. 당신도 분명 좋아하게 될 거예요.” 거짓말이었다. 그 말에 이끌려 들어가자 진흙탕 같은 질펀한 흙이 정강이 아래로 나를 휘감는다. 다행히 그런 구간은 금방 지나가고, 그의 말대로 곧 장관이 펼쳐졌다. 드리워진 나뭇가지 사이를 헤치며 우리는 호수의 본류로 나아갔다. 오코너가 너무 멀리 나가는 걸 꺼려서 우리는 물 가장자리 근처를 맴돌았다. 우리는 서로 넓은 물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의 공포는 이렇다. 물 안에 깊이 들어갔다가 물 밖으로 나오려 할 때마다 불쑥 떠오르는 비이성적인 생각. 계속 발장구쳐도 수면은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아, 그만해요!” 오코너가 물 위에 둥둥 뜬 채로 치를 떨며 말한다. “그건 정말 최악이네요. 저의 가장 큰 공포는 수초에 걸려서 나오지 못하는 거예요.” 불안을 헤치고 무사히 호숫가로 기어 올라온 우리에게 멀리 축구 경기장에서의 간헐적인 함성이 들린다. 두어 명의 젊은이가 우리 곁을 지나가다 몇 번을 돌아보며 확인하더니 한 명이 갑자기 큰 소리로 말을 건다. “저기요, <게임 체인저스>에서 멋있었어요.” 오코너가 예의 있게 고마움을 표현한 다음 다소 민망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내가 대신 작게 속삭였다.
정리
“<챌린저스>겠죠.” 재킷, 팬츠, 모두 질 샌더. 트랙 수트 재킷, 커미션. 캡, 엄브로 빈티지 제품. 조지 오코너가 영화에 지닌 몇 가지 첫 경험은 순탄치 않았다. 첫 번째는 1995년 <토이 스토리>다. 당시 다섯 살이던 오코너는 너무 흥분한 탓에 토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몇 년 후 <타이타닉>을 봤다. 그때는 완전히 트라우마에 빠졌다. “심각한 PTSD 같은 악몽에 시달렸어요. 과장이 아니에요. 아예 잠을 못 잤어요.” 그를 트라우마에 빠뜨린 장면은 이것이다. 배가 가라앉을 때 아래층 갑판에 있던 한 부모가 죽음이 다가오는 걸 알면서도 아이들을 침대에 재우던 모습. “그들은 말하죠. ‘너희가 생존하려고 탈출하고 애쓰다 죽는 고통을 겪게 하기보다는 편히 잠들게 하겠다’고요.” 이 말을 일곱 살 오코너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저는 ‘우리 부모님이라면 그런 짓을 할까? 설마.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가족이었다면 ‘가라앉고 있어도, 우린 죽도록 노력할 거야!’ 할 텐데 하고 말이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세대를 대표하는 영화적 순간들-<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같은 작품들-이 그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 시간들을 지나 이제 오코너는 영화사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갖추고 있지만 영화 마니아들 앞에서는 여전히 약간의 자기 검열이 있다. “최근 이탈리아 영화에 깊이 빠져들어서 지금은 그 분야에 꽤 자신 있어요. 그런데 누군가 갑자기 ‘이탈리아 영화 좋아해요? 파졸리니의 어쩌고 저쩌고···, 어땠어요?’ 같은 소리를 하면 이런 기분이 들죠. 제기랄!” 청소년기의 잠자던 영화적 기억들이 되살아난 순간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촬영장에 발을 들이던 때와 맞닿는다. 오코너가 그 순간을 떠올렸다. “촬영 첫날 자동차 헤드라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빛 줄기와 연기,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빗물 같은 걸 연출하는 조명 장치가 있었어요. 그걸 본 순간 ‘이건 정말 스필버그식 세트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면에서는 의식조차 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제 세대 사람들에게 스티븐 스필버그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만든 건축가잖아요. 그 시절에는 그 어떤 사소한 것도 머릿속에 스며들곤 하듯이 제겐 남아 있어요. 비가 내리는 <쥬라기 공원>의 헤드라이트나 창문으로 작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들어오기 전에 푸딩을 먹어 치우던 아이들, 그런 것들 말이에요.” 니트, 쇼츠, 양말, 신발, 모두 디올. 스카프는 빈티지 제품. 스티븐 스필버그로부터 만나자는 제안을 받은 건 약 1년 전 오코너가 멧 갈라 참석차 뉴욕에 있을 때였다. “그가 그냥 이렇게 말했어요. ‘오랫동안 만들고 싶었던 영화 아이디어가 하나 있는데.’ 그리고 대충 설명은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죠. 영화 스토리를 말해주진 않았거든요. ‘이런 느낌이고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렇군요’ 하니까, 그가 ‘이런 느낌이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아’라고 했어요. 제가 또 ‘그렇군요’ 하니까 그가 ‘괜찮게 들려?’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네. 그런데 그 내용 때문이라기보다는 스필버그 당신이라서 괜찮아요. 제대로 말해준 게 거의 없잖아요.’” 오코너가 이르길, 스티븐 스필버그는 여전히 아주 신선할 정도로 협업적인 감독이다. “그는 결코 안주하지 않아요.” 오코너가 단언한다. “아직도 촬영 전날 밤에 전화를 걸어 ‘이 대사 어때?’라고 묻곤 하죠.” 어느 날 밤 오코너는 다음 날 촬영 예정인 감정 신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스필버그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다. “가끔 그는 정말 놀랍고 시적이며 믿기 힘든 말을 하곤 해요.” 오코너가 그때를 회상한다. 둘은 문자를 주고받았고, 오코너는 어느 정도 해결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잠시 후 또다시 문자가 왔다. 내용은 이러했다. “문은 살짝 열려 있어. 그냥 밀어.” 오코너는 이 말이 완벽하게 이해됐다. “감정에 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문이 살짝 열려 있으니 그냥 밀어보라? 그것에 대해 계속 생각했어요. 목이 메이고 감정이 북받쳐 오를 때, 계속 참고 참다가 무언가 확 터져 나오는 느낌, 아시죠?” 그는 자신의 눈물이 서서히 마르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스필버그의 그 짧은 문자가 장면을 완전히 풀어낸 것이다. 자신이 천재와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오코너지만 그 순간 확신은 더욱 굳어졌다. 다음 날, 오코너는 촬영장에서 스필버그를 보자마자 말했다. “‘문은 살짝 열려 있어. 그냥 밀어.’” “그랬더니 스필버그가 뭐라고 했는 줄 아세요? ‘뭐라는 거야?’” 알고 보니 그 문자는 스필버그가 열쇠를 깜빡하고 나간 아내에게 보내려던 것이었다. 오코너는 몹시 당황했다. “하지만 내가 고민한 방식은 옳았어요. 스필버그라면 쓸 법한 내용이었으니까요.” 그가 웃는다. “그리고 실제로 효과가 있었어요!” 재킷, 디올. 폴로 셔츠, 이너 티셔츠, 모두 마틴 로즈. 다니엘 크레이그, 라이언 존슨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두 사람 모두 조시 오코너의 탁월함을 깨닫게해준 또 다른 영화로 동시에 언급한 작품이 있다.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의 <키메라 La Chimera>다. 이 영화는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촬영한, 의도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도록 만든 이탈리아 드라마로 <챌린저스> 촬영 시기에 제작됐다. 이 영화에서 오코너는 1980년대 토스카나에서 전 여자친구를 찾는, 칙칙한 베이지색 정장을 입은 고고학자이자 무덤 도굴꾼 아서 역을 연기한다. 현대적 인디 영화라기보다 잃어버린 VHS 테이프 같은 느낌을 주는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이다. “<키메라>는 연기 면에서 완전히 반대편 스펙트럼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라이언 존슨이 말했다. “매우 절제된 연기입니다. <챌린저스>처럼 화면에서 다리를 벌리고 거리낌없이 츄러스를 씹어먹는 그런 연기와는 다릅니다. 그 면에서도 조시는 매우 강렬하지만, 인생의 상실을 애도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똑같은 매력을 느끼게 해요. <키메라>에서도 여전히 관객을 사로잡고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존재하죠.” 짧은 수영을 마치고 차로 돌아가는 길에 오코너는 <키메라>가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작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이렇다. <키메라>를 찍기 1년쯤 전에 오코너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는 제 가장 친한 친구나 다름없었어요. 아마도 생애 처음으로 깊은 슬픔을 경험했다고 느껴요.” 할머니는 존경받는 도예가로 오코너에게 자신의 예술을 가르쳐주셨기에 그는 영화 속 캐릭터가 에트루리아 도자기에 집착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보다 훨씬 더 깊은 차원에서 이 영화와 공감했다. “<키메라> 촬영 시기가 이상하게도 제게 위안이 됐어요.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 그러니까 아서가 사후 세계나 보이지 않는 다른 세계와 접촉하려는 시도가 제가 원하던 무엇 같았죠.” 돌이켜보면 그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일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상실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시간이 없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키메라>는 이상하게도 슬픔을 치유하는 과정과도 같았어요.” 오코너는 이 작품이 영화를 통한 카타르시스의 아름다운 사례이자, 자신의 일과 삶의 균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한순간 선명해진 계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긴 여정 속에서 또 하나의 발걸음인 점은 분명했다. <키메라> 촬영이 끝난 직후 오코너는 이 시골집을 구입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느낀다. “가족이 아주 소중하다는 것, 업무 외에 나만의 삶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야겠네요.”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몇 달씩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과 시차로 인해 소통이 정말 힘들다는 점 때문에 여전히 정착하지 못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 일들이 조금씩 마음을 갉아먹기 시작해요.” 오코너가 말한다. “저와 제 파트너는 하루 종일 같은 곳에 있을 수 있는 날을 축하해요. 가끔 둘 다 런던에서 할 일이 조금씩 있을 때면 아침에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죠. 그녀는 자기 갈 곳으로 가고, 저도 가야 할 곳으로 가요. 저녁에 돌아오면 제가 그녀를 위해 요리를 해줄 수 있죠. 그때면 저는 ‘이게 휴식이지’ 라고 생각해요.” 오코너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가 하는 일이 때로는 휴식과 동의어로 들린다는 걸 안다. 가끔은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일은 휴식이 아닌 분명 일이다. 니트, 프라다. 파자마 팬츠, 메릴 로지. <더 히스토리 오브 사운드>에서 함께한 폴 메스칼은 오코너가 지닌 직업 윤리와 그가 남길 수 있는 족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시가 작업을 준비하는 방식에서 디테일에 쏟는 집중력은 제가 보기에는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아요. 그가 작품에 쏟아붓는 정성이나 그것이 삶에 미치는 부담감을 저는 직접 목격했죠. 조시는 모든 것에 너무나 많은 것을 쏟아부어요. 그러니 그가 일적인 것 외의 세상과 연결되기를 갈망하는 시기를 맞이한 게 전혀 놀랍지 않아요. 친구이자 그의 작품의 팬으로서 그가 모든 것에 그토록 마음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러니 오코너는 아마 잠시 자리를 비울 것이다. 그가 끝없이 추구하는 거대한 버킷리스트 같은 것은 없으니까. 할머니는 오코너가 이룬 모든 것을 자랑스러워할 것임을 그는 안다. 이제 진짜 삶을 살아갈 때가 됐다고 오코너는 생각한다. “저는 이미 제 꿈보다 더 꿈같은 커리어를 가졌어요. 그러니까 제 기준으로는 다 해냈어요. 원래는 그냥 극단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영화에 빠져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좋아,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라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일은 과연 뭘까? 무엇을 해야 할까?’” 호숫가 공원 산책 끝에 오코너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네 술집으로 안내했다. 실제로 한잔 기울일 시간은 없었지만, 그는 그럼에도 단지 내가 그곳에 가보길 원했다. 그가 자동차 창문 너머로 술집 창문을 가리키면서, 그 창 너머로 간신히 보이는 반대편 창문, 그 창밖으로 보이는 계곡 풍경이 장담컨대 절경이라고 말해준다. 오코너가 지닌 또 다른 재능 중 하나는 바로 이런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감상할 줄 안다는 것. 주변 세계에 더없이 깊은 열정을 품고 있다는 것. 기차역으로 돌아왔을 때, 기차 도착 예정 시간이 늘고 늘어 두 자릿수로 지연되는 사이 오코너는 플랫폼에서 나와 함께 기다려주었다. 우리는 역에 서서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인생에 관한 이야기.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오코너는 곧 그의 녹색 차를 몰고 다시 떠났다. 우거진 자신의 정원을 거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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