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MPV 세대, 현재 자동차 인테리어의 화두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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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캐러밴에서 영감을 얻은 새 차, 새 공간. 럭셔리 항공기 시트를 구성한 LEVC의 L380 모델. 모든 시트는 침대처럼 젖혀지며, 시트 뒤편에는 스크린이 탑재되어 있다. 디자이너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 Richard Buckminster Fuller는 자동차를 향해 “바퀴가 달린 작은 집”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표작인 1933년형 ‘다이맥시언 Dymaxion’ 역시 실용적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자동차가 집의 연장선이 되어 공간과 조명, 편의 시설 등 주거의 요소를 담게 될 것이라는 비전이 구석구석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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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캐러밴에서 영감을 얻은 새 차, 새 공간. 럭셔리 항공기 시트를 구성한 LEVC의 L380 모델. 모든 시트는 침대처럼 젖혀지며, 시트 뒤편에는 스크린이 탑재되어 있다. 디자이너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 Richard Buckminster Fuller는 자동차를 향해 “바퀴가 달린 작은 집”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표작인 1933년형 ‘다이맥시언 Dymaxion’ 역시 실용적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자동차가 집의 연장선이 되어 공간과 조명, 편의 시설 등 주거의 요소를 담게 될 것이라는 비전이 구석구석 반영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다. 우리는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대화를 하며 정말 개인적인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도 자동차의 실내 구조는 수십 년째 거의 변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버튼이 사라지고 스크린이 커졌으며 대부분의 선루프가 쾌적한 유리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기본 구조는 그대로나 다름없다. 좀 더 강하게 말하자면 개성과 유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다. 만약 1960~1970년대애 활동하던 급진 디자이너들이 이렇듯 정체되어 있는 지금의 자동차 인테리어를 마주한다면 당연하게도 매우 크게 실망할 것이다. 한 예로 이탈리아 디자이너, 마리오 벨리니 Mario Bellini는 1970년에 ‘로맨스’를 콘셉트로 잡아 ‘카라수트라 Kar-a-sutra’라는 이름의 MPV 모델을 디자인했다. 당시 모듈형 폼 구조와 팝아트 색상이 특징으로 적용된 이 실험적인 디자인은 이후 르노 에스파스(1984형)에 영감을 주었고, 나아가 현대식 MPV 시대의 서막을 열어준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이렇듯 ‘카라수트라’는 자동차 디자인사에서 꽤나 유명한 모델로 회자되지만, 지금 MPV 모델의 위치는 한때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가 결국 SUV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된, ‘왕년에 잘나갔던’, 과거의 인기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대 디자이너들이 떠올렸던 ‘바퀴 달린 집 또는 거실’이라는 콘셉트 역시 지워졌을까? 아니다. 최근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의 흐름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미니밴과 캠핑카다. 특히 미니밴(즉, 전통적인 의미의 MPV)의 인기가 굉장히 흥미롭다. SUV보다 훨씬 넓은 실내 공간은 물론, 전기 모터를 단 MPV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자동차 시장에 ‘탑승자 중심의 실용적 럭셔리’를 새로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혼다 Honda의 스페이스 허브 콘셉트 카는 그들의 새로운 ‘O’ 시리즈, O살룬 OSaloon과 O SUV에 영향을 줬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이제 막 전기차가 개발되던, ‘EV 초기’에는 이 신기술(EV)이 과연 자동차 인테리어에 어떤 혁명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커다란 엔진을 비롯한 여러 구동계를 배치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내부는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한 공간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게 되었나. 적어도 아시아 시장에서는 이미 고급 EV 미니밴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렉서스와 토요타, 닛산의 새로운 4인승 모델들은 마치 스위트룸 같은 좌석 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렉서스 LM과 메르세데스의 비전 V에 기본 장착된 팝업 디스플레이 스크린은 자동차를 순식간에 영화관이나 회의실로 변신시킬 정도로 첨단의 편의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여기에 비전 V는 체스 세트와 온보드 노래방 기기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러한 ‘이동형 미디어 기기’들의 덧셈이 ‘이동하는 공간’으로서의 즐거움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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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커튼으로 가려진 마차 안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스크린에 둘러싸인 이 움직이는 ‘디지털 누에고치’는 우리가 앉아서 대화하고, 웃고, 즐기는 ‘상호작용’의 방식이 아니라 단순히 ‘무엇을 보느냐’만을 제안하고, 나아가 뻔뻔하게도 그것을 혁신이나 발전으로 포장하며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자동차 인테리어는 다시 창조되기 까다로운 대상인 걸까? 도로교통안전법과 같은 볍률의 제약을 고려했을 때, 가장 실용적인 변화의 시작점은 각종 미학적 의미가 부여된 ‘디자이너 가구’가 아닌, ‘비즈니스 클래스의 항공기 좌석’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물론 충돌 테스트나 안전벨트 위치 같은 현실적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 콘셉트 카나 디자인 스터디의 영역에선 뭐든 배치하고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론 대부분의 차량에는 항공기의 ‘캡틴 체어’와 같은 형태가 현실적이고, 좌석이 회전하는 ‘스위블 시트’는 사실 캠핑카와 같은 특수 차량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울트라 럭스 Ultra Luxe 리무진 밴, 메르세데스의 비전 V 안에서는 360도 디지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는 EV MPV 모델들이 드디어 ‘다기능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샤오펑 Xpeng의 X9은 나파 가죽에 마사지 기능을 갖춘 무중력 리클라이닝 소파를 탑재했고, 지커 Zeekr의 009는 7.4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실내 공간을 고급 좌석으로 채웠다. 또 LEVC의 L380에는 탈착과 재배치가 가능한 일등석 스타일의 좌석 4개와 대형 스크린의 구성으로 공간의 혁신을 선보였다.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모델은 더 있다. 무려 5.3미터 길이를 자랑하는 리 오토 Li Auto의 Mega는 3.8미터의 실내 공간을 확보해 양방향으로 회전 가능한 무중력 시트를 장착했다. 이 좌석이 특별한 건, ‘퍼스트 클래스 모드’나 ‘라운지 모드’로 완전히 눕힐 수 있고, 음성 명령으로 원하는 각도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 리 오토는 이 차량이 “거실, 영화관, 서재, 침실, 혹은 넓은 창고”로까지 다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이러한 변화가 MPV 모델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MPV와 동시에 전통적인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일반 차량의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DIY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밴라이프 vanlife’ 커스터마이징 문화가 이제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까지 영향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는 전혀 새로운 변화가 아니다. 1970년대 초엔 폭스바겐의 비틀 Beetle을 개조한 ‘슈퍼 버거 Super Bugger’라는 이름의 캠핑카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차량을 숙박과 업무, 심지어 요리를 위한 공간으로 개조하고 있으니까. 또 트렁크 매이트 Trunk Mate, 밴패커스 Vanpackers, 에고에 Egoé와 같은 브랜드들은 해치백이나 소형 SUV를 캠핑카로 손쉽게 변신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애프터마켓 키트를 제공하기도 하니, 이를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미니멀 밴라이프를 실현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죽스 Zoox의 로보 택시에는 운전자 시트를 없애고, ‘움직이는 거실’을 실현했다. 스코다 Skoda의 로디악 Roadiaq 콘셉트 카. 디지털 노마드족을 위한 모바일 오피스 형태의 SUV 캠퍼 밴이다. 영민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런 스마트한 공간 구성과 다기능적인 공간 활용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놓칠 리 없다. 이런 시도는 아주 오래전에도 있었다. 1970년 출시된 오스틴 맥시 Austin Maxi는 완전히 접혀 침대로 변형되는 접이식 시트를 구성해 당대 고객들에게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기도 했으니까.
정리
밴이 꼭 캠핑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함께 비디오 게임을 즐기거나, 줌 미팅이나 업무를 하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사용이 훨씬 더 실용적일 것이다. 혼다가 올해 CES에서 공개한 차세대 0 시리즈(0Saloon, 0 SUV, 그리고 스페이스 허브)는 미래 자율주행 시스템의 가능성이 최대로 집약된 ‘공간 지향적 인테리어’로 평가받는다. 또 스마트 Smart의 #5는 과거 오스틴 맥시의 ‘이동식 침대’ 방식을 참고한 형태로, 이러한 감각의 인테리어는 이제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의 초소형 전기차, 인스터 Inster 역시 평면으로 접히는 좌석을 채택했으니 말이다. 놀라운 건 지금의 ‘캠핑카 트렌드’에 뛰어든 제조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아 Dacia의 슬립 팩 Sleep Pack, 스코다 Skoda의 로디악 Roadiaq, 심지어 포르쉐 Porsche는 911 위에 장착할 수 있는 루프 텐트를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새롭게 합류했다. 그러나 슬라이딩식 주방, 에어 매트리스, 매달아 쓰는 수납장 정도를 제외하면 인체공학적으로 고정된 자동차 실내 구조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주행’이라는 움직이는 환경을 고려하면 이런 예상은 더욱 확실해진다. 트렌드에 가장 빠르고 혁신적으로 대응하는 애프터 마켓 제조사조차도 하드포인트 고정 장치나 에어백 위치와 같은 구조에는 달리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다. 현대의 초소형 전기차, 인스터 Inster는 모든 좌석이 침대처럼 완벽하게 접힌다. 그래서 어쩌면 최선의 변화는 이미 출시된 몇몇의 모델에서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면 기아의 PV5 전기 밴과 그 콘셉트 버전인 위켄더 Wkndr, 그리고 폭스바겐 iD와 같은 모델들. MPV 기반 캠퍼들과 같은 경우에는 포드 Ford의 너겟 Nugget, 메르세데스의 V-클래스 마르코 폴로 V-class Marco polo, 시트로엥 Citroen의 홀리데이즈 Holidays와 같은 모델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특히 일본의 카 타카 Car Taka의 릴랙스 왜건 시리즈는 현대와 전통의 모든 주거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바퀴 달린 산업용 로프트나 휴대용 사우나 룸에 이르기까지)된 형태로, 지금까지의 밴과는 전혀 다른 이동식 공간의 활용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접이식 테이블과 회전식 좌석만으로 과연 미래 모바일 레저에 대한 ‘혁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우리가 꿈꾸는 ‘완전 자동화된 고속도로’ 시대는 아직 멀었지만, 그때가 되어야 비로소 기존 자동차 디자인과 레이아웃이 무의미해질 수 있을 테니까. 지금으로서는 죽스 Zoox와 같은 몇몇 기업이 새로 선보인 인테리어만이 ‘반자율주행 로보 택시’와 결합해 ‘이것이 비전’이라는 평가를 겨우 받고 있으니 말이다. 세대를 거듭하며 자동차는 ‘다변화된 개인적인 공간’으로 진화했다. 최근 새로 등장한 ‘럭셔리 MPV 세대’는 ‘바퀴 달린 방’이라는 오래된 개념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했지만, 진정한 혁신은 언제나 즉흥적인 창의성과 절대적인 필요성에서 탄생하는 것 아니겠는가. 결국 지금의 와이드 스크린과 회전 좌석, 그리고 (겉보기에) 화려한 디지털 연결성은 ‘혁신’이라는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미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는 수십억 대의 자동차에는 그와 비슷한 장치들이 달려 있거나 언제든 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풀러 Fuller가 맞았다. 자동차란 다양한 사용 목적을 응축시킨 압축된 공유 공간이기에, 자동차가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절대 멀리 떠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 것이다.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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