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주목한 디자이너 5
디자인 전문 정보

매년 10월, 더치 디자인 위크(Dutch Design Week) 기간에 에인트호번에서는 더치 디자인 어워즈(Dutch Design Awards) 수상자가 발표된다. 2003년 출범 이후, 이 상은 네덜란드에서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와 프로젝트를 선정하며 네덜란드 디자인이 어떤 가치와 방향성을 중시하는지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가 돼 왔다. 여러 부문 가운데 ‘이머징 탤런트 어워드(Emerging Talent Award)’는 다음 세대를 이끌 잠재력을 가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부문은 단순히 완성도 높은 결과
핵심 특징
고품질
검증된 정보만 제공
빠른 업데이트
실시간 최신 정보
상세 분석
전문가 수준 리뷰
상세 정보
핵심 내용
매년 10월, 더치 디자인 위크(Dutch Design Week) 기간에 에인트호번에서는 더치 디자인 어워즈(Dutch Design Awards) 수상자가 발표된다. 2003년 출범 이후, 이 상은 네덜란드에서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와 프로젝트를 선정하며 네덜란드 디자인이 어떤 가치와 방향성을 중시하는지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가 돼 왔다. 여러 부문 가운데 ‘이머징 탤런트 어워드(Emerging Talent Award)’는 다음 세대를 이끌 잠재력을 가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부문은 단순히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평가하기보다, 디자인의 역할과 가능성을 새롭게 질문하는 실험적 태도를 주목한다. 2025 Dutch Design Week 올해 이머징 탤런트 부문 수상자들은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디자인을 ‘문제 해결’을 넘어서 ‘질문 생성’의 도구로 다룬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효율이 아니라 감각의 파트너가 되고, 폐플라스틱은 윤리적 면죄부가 아닌 욕망의 대상이 되며, 공공 조각은 과거를 기념하는 대신 현재를 질문한다. 더치 디자인 어워즈 ‘이머징 탤런트 어워드’에 선정된 15인(팀) 사진 Almicheal Fraay @maikeljay 올해 이머징 탤런트 어워드에는 총 15명이 선정됐고, 이 가운데 베라 반 더 버르흐(Vera van der Burg), 빌럼 더 한(Willem de Haan), 그리고 플라스티사이트(Plasticiet)의 듀오인 마르텐 판 미델코프(Marten van Middelkoop)&요스트 딩에만스(Joost Dingemans)가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 팀은 각각 인공지능, 공공 공간, 순환 소재 혁신이라는 서로 다른 축을 대표한다. 여기에 15인의 후보 가운데 특히 인상적인 작업을 펼치고 있는 손 그리나(Kurina Sohn)와 스튜디오 퓨처럴(Futurall)을 더하면 지금 네덜란드 디자인이 향하는 방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베라 반 더 버르흐, 인공지능을 감각의 동료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Design Academy Eindhoven)을 졸업하고 TU 델프트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베라 반 더 버르흐는 인공지능을 효율과 자동화 도구가 아닌, 자기성찰과 감각을 확장하는 매개체로 다룬다. 기술이 일상에 깊이 들어와 우리를 빠르게 몰아가는 지금, 베라는 AI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회피하지 않고, 이를 디자이너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지점으로 활용한다. Vera van der Burg, From Text-to-Clay, 2025 사진 Vera van der Burg 공식 홈페이지 프로젝트 ‘From Text-to-Clay’에서 베라는 AI가 생성한 조형 제안을 다시 점토로 천천히 구현하는 과정 자체에 주목한다. 알고리즘의 즉각성에 물질의 시간성과 불완전성이 개입하면서 손과 기술이 서로의 한계를 조정해가는 새로운 리듬이 드러난다. 그에게 AI는 무언가를 정확히 재현하는 장치라기보다, 우리가 세계를 느끼는 방식을 다시 묻는 동료에 가깝다. 이같이 베라의 작업들은 공통적으로 AI에게 사물에 담긴 의미와 감정, 시선 같은 주관적 요소를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지를 탐구한다. 기존 알고리즘이 오류로 처리하던 인식의 틈에서 베라는 인간의 가치관과 편향이 스며드는 지점을 발견한다. Vera van der Burg, Objective Portrait, 2022 사진 Vera van der Burg 공식 홈페이지 설치 작업 ‘Still Life’에서 관람자는 스크린 앞에 놓인 일상 사물들을 바라본다. 이때 AI는 사물을 인식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불확실성을 실시간으로 드러낸다. 대상이 컵인지, 꽃병인지 알고리즘이 망설이는 순간, 우리는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베라의 실천은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기술과 인간의 관계, 감각의 미래, 그리고 디자인이 다루어야 할 윤리적, 철학적 질문을 전면에 제시한다. 이는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무엇을 다시 상상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방향 중 하나다. 빌람 더 한, 도시를 비트는 유머 빌럼 더 한은 아르테즈 아른험(ArtEZ Arnhem)을 졸업한 이후, 유럽 곳곳의 도시를 무대로 공공 공간에서 작업해왔다. 그의 언어는 그럴듯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인공 요소를 일상 풍경 속에 삽입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영화와 연극의 세트와 소품에 주목해온 그는 장치들을 도시에 이식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규정된 공간의 규칙과 행동 양식을 부드럽게 비튼다. Willem de Haan, Latest Version, 2025 사진 Willem de Haan 공식 홈페이지 최근 작업인 ‘Latest Version’에서 그는 프랑스 낭트 광장을 160년 동안 지켜온 역사적 조각상을 오늘날의 시민들로 바꿔 세우는 상상을 실행에 옮겼다. 과거의 산업과 도시 신화를 상징하던 조각들은 새롭게 재해석된 인물들로 대체되고, 원래의 조각상들은 광장 반대편에 전시돼 과거와 현재가 서로를 마주 보는 구도를 배치했다
상세 분석
. 기념비적 영웅 대신, 지금 이 도시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을 중심에 놓는 새로운 도시의 얼굴을 제안한 것이다. Willem de Haan, Motor Home, 2024 사진 Willem de Haan 공식 홈페이지 빌럼의 작업이 돋보이는 이유는 그 방식이 과장되거나 공격적이지 않고 유머를 통한 ‘미묘한 어긋남’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의 설치는 사람들에게 작은 의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통해 도시가 은근히 강요해온 규칙, 기억, 상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더치 디자인 어워즈가 그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한 것도 이 지점에 있다. 공공 공간을 거대한 메시지의 무대로 삼지 않고, 일상의 틈을 가볍게 비틀어 도시와 시민의 관계를 새롭게 상상하게 하는 능력. 사회적 비판 의식과 대중 친화적인 형식미를 동시에 갖춘 그의 접근은 지금 네덜란드 디자인이 주목하는 ‘새로운 공공성’의 한 형태에 가깝다. 플라스티사이트, 폐기물이 욕망이 되는 순간 플라스티사이트(Plasticiet)는 재료 혁신과 순환 디자인을 가로지르는 네덜란드의 디자인 및 소재 브랜드로, 플라스틱 폐기물이 어디까지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집요하게 답해온 스튜디오다. 마르텐 판 미델코프와 요스트 딩에만스로 이뤄진 듀오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해 인테리어와 건축에 사용 가능한 패널, 가구, 오브제로 재가공한다. Plasticiet, Mother of Pearl (podiums for jil sander), 2025 사진 Pim Top 이들이 만들어내는 재활용 보드들은 얼핏 보면 고급 대리석이나 레진을 떠올리게 한다. 불균질한 색조와 패턴은 플라스틱이라는 재질이 가진 값싼 이미지를 지워버리기보다, 오히려 그 재료의 역사를 품은 텍스처로 승화시킨다. 모든 보드는 델프트에 위치한 작업장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동일한 레시피와 온도, 압력, 압착 방식을 반복 실험한 끝에 얻어낸 일관된 퀄리티와 내구성을 자랑한다. 중요한 점은 이들의 방향성이 친환경 소재 사용이라는 선언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라스티사이트의 보드들은 실제로 하이엔드 리테일과 건축 문맥에서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의 마감과 물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질 샌더(Jil Sander)와의 협업은 이 지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매장 내부에서 기존에는 천연석으로 제작되던 디스플레이 포디움과 가구 요소들이 플라스티사이트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변화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진행 중이다. Plasticiet x Jil Sander, MOP Ginza Flagshipstore Japan, Store design by Casper 2023 사진 Plasticiet 홈페이지 이 자리바꿈은 시각적·촉각적 경험의 측면에서 결코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각 매장의 문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된 색채와 패턴이 적용되면서, 고유한 장소성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한다. 플라스티사이트의 행보는 지속가능성을 도덕적 의무나 이미지 관리의 언어를 넘어서, 소재 실험과 장인 정신의 언어로 옮겨놓는 시도다. 그들의 작업물을 보고 있으면, 이 재료이기 때문에 사용하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플라스티사이트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환경 담론과 미학적 성취를 균형 있게 결합한 태도에 대한 인정이다. 손 그리나,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감각하기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손 그리나는 조형 작업, 기술 리서치, 그리고 교육을 넘나드는 다학제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틱 리서처다. 그의 작업은 인간의 감각이 닿지 않는 세계인 언어화되지 않은 감정, 심해와 같은 미지의 생태, 혹은 기술이 새로 열어놓은 감각의 틈에서 출발한다. 동시에 소프트 로보틱스, 인공지능,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같은 새로운 기술을 직접 실험하며, 동시대 현실을 어떻게 다르게 이해하고 감각할 수 있을지 시적으로 탐구한다. 손 그리나, Deepest Unknown v. 1, 2023 사진 손 그리나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탐구가 응축된 프로젝트가 ‘Deepest Unknown’이다.
정리
심해 생태 연구, 인공지능, 사운드, 그리고 VR을 결합해 우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바다의 가능성을 그려내는 장기 프로젝트에서 인공지능은 단순한 제작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하는 공동 창작자로 기능한다. 실제 해양 연구 기관의 사운드 데이터를 참고한 음향 환경, 커스텀 데이터 셋으로 조정된 이미지 생성 모델, GPT 기반의 서사 구조가 결합된 이 작업에서 관객은 현실과 SF의 경계를 흐리는 심해 생태계 속을 거닐게 된다. 손 그리나, Deepest Unknown v. 2, 2023 사진 손 그리나 공식 홈페이지 여기서의 가상은 단순한 스펙터클로 머물지 않는다. 손 그리나가 주목하는 건 우리가 직접 볼 수 없기에 인식하지 못하는 환경 변화가 아니라, 그 ‘볼 수 없음’ 자체다. 인간의 감각은 태생적으로 제한돼 있고, 우리는 경험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무관심해진다. ‘Deepest Unknown’은 기술을 통해 그 감각의 한계를 일시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이는 환경 이슈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적 인식론 너머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감각적 통로를 여는 길이다. 스튜디오 퓨처럴, 미래를 함께 그리는 방법 런던과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튜디오 퓨처럴은 이야기, 상상력, 참여적 디자인을 시스템 전환의 언어로 번역하는 스튜디오다. 이들은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미술관, 싱크탱크, 비영리 단체 등과 협업하며, 정책 문서나 미래 전략이 추상적 개념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면으로 구현되도록 돕는다. 형식은 가볍고 놀이적이지만, 그 안에서 다루는 주제는 노동, 기후 위기, 거버넌스 같은 구조적이고 복잡한 문제들이다. Studio Futurall, Fenland Futures, 2025 사진 Studio Futurall 공식 홈페이지 대표 프로젝트 ‘Fenland Futures’는 기후 담론에서 주변화된 영국 동부 펜랜드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중세의 채색 원고를 도구로 사용해 “전혀 다른 전제를 가진 사회라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 실험을 펼친다. 학생들은 현재, 과거, 미래를 넘나드는 워크숍을 통해 600년 후 기후 변화에 적응한 마을을 구상하고, 그 상상이 예술가 크리스티 스왈로우의 텍스타일 깃발로 구현되어 뮤지엄을 행진하며 다시 지역 사회로 되돌아간다. Studio Futurall, Fenland Futures, 2024 사진 Studio Futurall 공식 홈페이지 또 다른 프로젝트 ‘Workplace 2040’는 네덜란드 사회부와 함께 만든 참여적 전시로,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 환경 속에서 정부가 시민과 함께 미래의 노동을 상상할 수 있는 공론장을 구축한다. 퓨처럴은 서로 다른 사회·경제 시나리오를 상징하는 네 개의 미래 책상을 설계하고, 그 위에 2040년의 노동 계약서, 복지 시스템, 돌봄의 가치 등을 구체적 사물로 시각화했다. 관람자는 책상 앞에 앉아 “안정성과 유연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정부의 안전망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등을 직접 고민하고 기록한다. 그리고 이 기록과 대화는 전시에 참여한 공무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약 30명의 정책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시민과 대화하며 사변적 디자인과 참여적 태도를 배우고, 이를 실제 정책 설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쌓는다. 퓨처럴이 만드는 깃발, 책상, 워크숍, 전시는 “우리는 어떻게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의 구체적 풍경들이다. 2025 더치 디자인 위크 행사 모습 사진 Max Kneefel 더치 디자인 위크가 주목하는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익숙한 세계를 다르게 바라보는 감각을 건넨다. 베라는 인공지능을 감각의 파트너로 설정하고, 빌럼은 도시의 기념비를 오늘의 시민으로 다시 쓴다. 플라스티사이트는 폐기물을 욕망의 대상으로 되살리고, 손 그리나는 보이지 않는 생태를 상상력으로 확장하며, 스튜디오 퓨처럴은 정책을 시민의 언어로 재구성한다. 이들의 실천이 보여주는 건 결국 하나다. 디자인은 형태나 기능을 넘어, 우리가 세계를 감각하고 질문하고 상상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열 수 있다는 것. 더치 디자인 어워즈는 매해 이 가능성을 믿는 이들을 불러 모은다. 그리고 그 믿음은 여전히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The post <2025 더치 디자인 위크>가 주목한 디자이너 5 appeared first on Design+.
자주 묻는 질문
Q. 어떤 정보를 제공하나요?
A. 디자인 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합니다.
Q. 신뢰할 수 있나요?
A. 검증된 출처만 선별합니다.
Q. 더 궁금한 점은?
A. 댓글로 문의하세요.
원문 출처
이 글은 원본 기사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과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병
20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