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은 과연 아름답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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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보’ 스틸 컷. 영화 <국보>의 소재는 일본 전통 연극 가부키(歌舞伎)다.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라고 해도, 가부키를 그저 ‘얼굴을 하얗게 칠한 배우들이 하는 공연’ 정도로 알고 있는 관객에게 <국보>는 쉽지 않은 영화다. 한 예술가의 삶을 다룬 이야기인 만큼, 그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의 감정에도 다가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보>는 이 거리감을 좁히려고 애쓰지 않는다. 미화하려 하기보다는 가부키라는 세계가 지금까지 유지되며 품어온 모순을 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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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보’ 스틸 컷. 영화 <국보>의 소재는 일본 전통 연극 가부키(歌舞伎)다.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라고 해도, 가부키를 그저 ‘얼굴을 하얗게 칠한 배우들이 하는 공연’ 정도로 알고 있는 관객에게 <국보>는 쉽지 않은 영화다. 한 예술가의 삶을 다룬 이야기인 만큼, 그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의 감정에도 다가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보>는 이 거리감을 좁히려고 애쓰지 않는다. 미화하려 하기보다는 가부키라는 세계가 지금까지 유지되며 품어온 모순을 전면에 내세운다. 일본에서 가부키는 국가 차원의 보존과 지원을 받는 예술이며, 대를 이어온 가문은 사회적으로 우대받는다. 동시에 철저한 순혈주의로 계승된 만큼 폐쇄성과 배타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영화는 상반된 평가가 교차하는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향해 달려가는 예술가의 욕망을 따라간다. 그리고 여기에서 예술가가 겪는 보편적인 딜레마가 드러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은 과연 아름답기만 할까. 영화 ‘국보’ 스틸 컷. <국보>의 주인공 키쿠오(요시자와 료)는 야쿠자 두목의 아들이다. 그의 출신 성분은 영화가 선택한 가장 극적인 설정이다. 그는 하필 가부키에 매료된 야쿠자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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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조직과의 갈등으로 아버지가 죽자 키쿠오는 가부키 명문의 당주 하나이 한지로(와타나베 켄)의 제자가 된다. 한지로에겐 언젠가 자신의 예명과 가문을 물려줄 아들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가 있다. 키쿠오와 슌스케는 라이벌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로, 같은 무대를 향해 함께 수련한다. 영화 초반부는 어린 소년들이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성장하는 스포츠 영화의 서사와 닮았다. 다리와 허리를 혹사해가며 훈련을 견디고, 학교를 오가는 길에서도 동작을 반복하며 땀을 흘리는 장면은 에너지와 웃음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가부키는 스포츠가 아니다. 재능과 노력보다 핏줄을 우선하는 질서의 세계에서, 탁월한 재능을 가진 키쿠오는 존재 자체로 갈등의 불씨가 된다. 영화 ‘국보’ 스틸 컷. <국보>에서 가부키는 모순적인 욕망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장이다. 가문의 당주인 한지로는 아들 슌스케가 자신의 이름을 이어받기를 바라면서도, 예술가로서는 키쿠오의 재능을 포기하지 못한다. 야쿠자인 아버지를 누구보다 사랑했던 키쿠오는 자신의 등에 문신으로 그 마음을 새겼지만, 가부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에게 없는 ‘핏줄’을 갈망한다. “내가 지금 제일 필요한 건 너의 피야. 내겐 나를 지켜줄 피가 없어. 네 피를 컵에 담아 벌컥벌컥 마시고 싶어.” 끊임없는 혼돈을 겪으며 결국 이들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영화 속 두 소년은 ‘국보’에 오른 가부키 배우 만키쿠(다나카 민)의 공연을 보고 그를 ‘아름다운 괴물’이라 부른다.
정리
영화가 보여주는 예술가의 여정은 곧 ‘가장 아름다운 괴물’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몸을 망가뜨리며 수련하고, 언제나 더 나은 재능을 갈망하며, 결국 핏줄만을 인정하는 세계에서 자기 혐오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삶. 그리고 성공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외면하는 소시오패스적인 운명. 예술은 그렇게 혐오와 고통을 동반한다. 영화 ‘국보’ 스틸 컷. 영화 ‘국보’ 스틸 컷. 영화 속에서 키쿠오가 배우로서 끝까지 붙잡고 있는 것은 하나의 ‘풍경’이다. 꽃잎인지 먼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순간. 영화는 그 풍경을, 마침내 자신의 예술을 완성한 자만이 허락받는 체험으로 그린다. 이 풍경에 다다르기 전, 키쿠오가 무대에 올리는 공연은 <백로 아가씨(鷺娘)>다. 인간을 사랑하게 된 백로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죽음에 이르는 내용의 작품이다. 가부키 가문의 핏줄이 없는 키쿠오가 최고의 가부키 배우를 꿈꾸며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을 표상하는 연출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을 어디까지 무너뜨리는가. <국보>를 본 관객이 가부키라는 장르를 이전보다 덜 낯설게 느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예술을 향한 집착은 여전히 매혹적이면서도 문제적인 서사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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